복면을 쓴 남성이 '게하임 슈바벤' 루트의 볼트를 제거하는 사진이 오스트리아 인터넷 게시판에 올라왔다.
사진 인디미디어.
오스트리아의 한 암벽등반 루트의 볼트가 뽑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볼트가 제거된 루트는 오스트리아 남부 스티리아에 있는 '게하임 슈바벤'이라는 루트로, 오스트리아 자유당 대표 허버트 키클이 2020년에 개척했다.
키클 대표는 철인삼종경기를 여러 차례 완주했고 암벽등반에도 유능한 인물로, 등반 등의 아웃도어 활동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자주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3월 13일, 좌파 계열 인터넷 게시판에 복면을 쓴 인물이 볼트를 제거하고 있는 사진과 함께 장문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우파 집단들이 오스트리아 국가를 낭만화하려는 목적으로 산을 이용하고 있으며, 키클 역시 자신을 익스트림 스포츠 애호가로 드러내고 루트 이름을 인종주의적으로 짓는 것이 바로 그런 사례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루트가 개척된 지방은 나치 시대부터 저항 정신으로 유명한 지역이므로, 우파 사상가의 입김이 작용하면 안 된다는 취지를 덧붙였다.
실제로 키클과 함께 이 루트를 개척한 토마스 벰이라는 인물은 여러 루트를 개척하면서 '그레타 덤베리'(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를 멍청하다고 조롱하는 조어), '스와스티카'(나치 문양), '이코노믹 레퓨지'(난민 조롱 조어) 등의 이름을 지었다.
다만 독어권 등산전문지 <알핀>은 이를 전하면서, "볼트를 제거한 사실을 모른 채 등반하는 사람에게 위험할 수 있다"면서, "이런 방법이 합당한 정치적 시위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경찰이 이 사건을 조사 중이고, 오스트리아 자유당은 목격자에게 현상금 1,000유로를 내건 상태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암벽등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