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와 초 밀착, 애착 형성에 최고
불암산 힐링타운 전망대에 도착했다.
 서라가 불편하지 않은지 수시로 체크하며 산을 오른다.
  9개월 아기 서라의 이름은 설악산에서 따왔다.
엄마 전유진(37)씨는 서라가 태어나기 전부터 매주 산을 찾는 등산 애호가였다.
산을 좋아하는 남편을 만나 함께 산에 올랐고 설악산에서 웨딩촬영도 했다.
아기를 낳고도 산을 오른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3개월, 목을 가누기도 힘든 시절 서라는 엄마 품에 안겨 산을 찾았다.
둘은 벌써 6개월 차 산행 파트너다.
처음에는 욕심이 아닐까 걱정도 했다.
아기를 힘들게 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이 되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날이면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
아직 말로 표현하지 못하는 아기의 마음을 다 알 수는 없다.
하지만 산에서 행복해하는 서라를 보니 걱정이 무색해진다.
유진씨는 "늘 웃고 잘 자고 잘 따라와 주는 서라를 보면 대견하고 고맙다"고 말한다.
"서라와 저는 둘다 바깥에서 에너지를 받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서라는 동네 마실만 나가면 그렇게 옹알이로 사람들을 불러 세워요. 산에서는 더욱이 인기쟁이예요." 웃으며 옹알거리는 아기를 보며 어르신들은 물론 남녀노소 다들 예뻐해 준다.
엄마 칭찬도 빼놓지 않는다.
"엄마 대단하네"하는 응원을 들으면 감사한 마음에 힘이 난다.
그렇게 산에 가면 늘 좋은 기운을 받고 돌아온다.
하산길에 서라가 곤히 잠들었다.
칭얼거리지도 않고 새근새근 잘 자는 효녀다.
산행은 아기 수면에도 도움이 된다.
잠을 잘 못 자고 보챌 때면 아기 띠를 메고 동네 뒷산 둘레길을 찾는다.
솔솔 부는 바람과 어우러진 자연의 소리는 최고의 자장가다.
실제로 베이비하이킹클럽에서 다 같이 산을 찾았다가 하산할 때면 단체로 잠이 든 아기들을 볼 수 있다.
유진씨는 내리막을 내려올 때의 움직임이 아기 수면을 유도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캐리어를 불끈 들어 어깨에 메는데 크게 '휘청' 한다.
덜컥 걱정되는 마음에 서라를 보니 까르르 웃고 있다.
"놀이기구 타는 것 같은가 봐요! 엄청 좋아하더라고요." 이제 막 나온 앞니 두 개를 보이며 서라는 신나게 웃는다.
걷지 못하는 아기는 집 밖에선 엄마와 초 밀착이다.
서라가 지금보다 더 작아 아기 띠로 품에 안고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콩닥거리는 심장소리, 새근거리는 숨소리 하나하나가 직접 느껴졌다.
캐리어에 업고 다니는 지금도 등에 딱 붙어 아기의 작은 움직임까지 다 느껴진다.
함께 산을 다니며 쌓인 추억이 이미 셀 수 없이 많다.
나중에 사진을 보며 도란도란 이야기할 날이 그려진다.
올해 목표를 물어보자 유진씨는 설악산을 이야기한다.
웨딩 사진을 찍었던, 서라의 이름을 지었던 대청봉에 오르는 것이 목표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아기 힘들까 걱정 했지만, 솔바람이 자장가 [아기랑 산에 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