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공원공단, 지리산 경남권 5개 대피소 잔반통 오는 7월부터 제거
북적거리는 지리산 대피소 취사장의 모습(기사 내용과 관계 없는 자료사진).
지리산에서 잔반통이 사라진다.
국립공원공단 지리산국립공원경남사무소는 고지대 음식물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관할 5개 대피소(장터목, 로타리, 세석, 벽소령, 치밭목)의 잔반통을 오는 7월 제거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음식물쓰레기 발생을 아예 제로Zero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번 조치로 향후 지리산을 방문하는 탐방객은 음식물쓰레기를 스스로 되가져가야 한다.
음식물쓰레기 무게 부담을 줄이려면 식량을 먹을 만큼만 준비해야 하니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음식물 양도 줄이고, 음식물쓰레기 항공운송으로 발생되는 비용과 탄소배출량도 감소시켜 직‧간접적으로 고지대 환경보전 효과를 얻을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경남지역 지리산에서 발생한 음식물쓰레기는 연평균 7.6톤이고, 헬기를 통해 고지대에서 저지대로 음식물쓰레기를 운반한 항공비용은 연간 약 4.000만원,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500만원이 소요됐다.
단순 비용뿐만 아니라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도 큰 문제였다.
대피소 주변 음식물쓰레기 투기로 인해서 유독 대피소 주변 야생동물들만 눈에 띌 정도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황이라고 한다.
또한 몇 년 전에는 반달곰이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러 대피소 주변에 접근하는 일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음식물쓰레기 문제가 가장 심각했던 건 지리산 주능선에서 가장 동쪽에 위치한 장터목대피소. 지리산 종주는 대개 서쪽에서 출발해 동쪽으로 향한다.
그러니 장터목대피소에서 마지막 식사를 하고, 하산할 땐 짐밖에 되지 않으니 남은 식량을 죄다 버린다.
특히 처리가 어려운 국물을 많이 버려 더욱 곤란한 상황이었다.
그간 국립공원 내에서 쓰레기 발생을 줄이기 위해 2007년 쓰레기 수거함 철거(쓰레기 발생 요인 사전 제거 및 원인자 직접처리), 2010년 그린포인트 제도 도입(자기쓰레기 되가져가기 운동 참여 유도), 2019년 대피소 주변 음주 행위 금지(음식물 발생 쓰레기 저감)등을 추진하여 일반쓰레기 줄이기는 정착된 바 있다.
하지만 음식물쓰레기는 여전히 줄지 않고 있고, 처리하는데 많은 비용이 소요돼 이번 조치가 시행된 것으로 풀이된다.
5~6월은 홍보 기간으로 이 동안 지리산 경남권 대피소를 예약하는 탐방객들에겐 이번 조치를 알리는 안내 문자가 발송된다.
이어 오는 7월에는 완전히 음식물쓰레기통을 제거하며 12월까지는 현장관리를 강화하고 지속 홍보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 조치를 접한 탐방객들은 긍정과 우려의 시선을 같이 보내고 있다.
지리산을 지키기 위해 당연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견이 많은 한편, 음식물쓰레기를 화장실이나 주변 풀숲에 몰래 버려 더 큰 부작용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도 이따금 제기되고 있다.
한편 각각 지리산 전북, 전남 사무소에서 관리하는 연하천, 노고단 대피소는 경남사무소의 이번 조치의 성과에 따라서 추후 잔반통을 제거할지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한다.
설악산, 덕유산, 소백산 등 대피소를 운영하는 다른 국립공원도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당장 잔반통을 제거할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추이에 따라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삼겹살‧찌개…지리산 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