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몬의 방해 속 똑똑하게 운동하기
여성 트레일러너들 모여라!
스카르파 여성 글로벌 선수 마리나 쿠그네토Marina Cognetto와 유리 요시즈미Yuri Yoshizumi가 한국을 방문했다.
두 사람의 한국 방문을 계기로 여성 러너들을 대상으로 한 WOMEN IN TRAIL 행사(스카르파 주최)가 열렸다.
지난 4월 8일 열린 행사에서는 20명의 여성 참가자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글로벌 선수 유리와 마리나를 포함한 팀 스카르파 선수들과 함께 서울 응봉산 일대를 달렸다.
18년 경력의 장관웅 물리치료사와 함께하는 러닝 부상 방지 가이드도 열렸다.
응봉산 러닝을 끝내고 돌아와 선수들과 미니 인터뷰 시간을 가졌다.
인터뷰에서는 여성 러너들의 깊은 공감과 따뜻한 격려가 오갔다.
참가자들은 "세계적인 여성 트레일러너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으며, "여성들만이 가진 신체적 곤란함에 관한 의견을 솔직하게 나눌 수 있어 유익했다"고 이야기했다.
유리 선수와 마리나 선수는 "다른 여성 러너와 교류함으로써 불편한 부분에 대해 함께 솔루션을 찾아갈 수 있다"며 "이번 행사와 같은 기회가 많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Interview_WOMEN IN TRAIL에서 만난 여성 트레일러너
김지유(29) 온라인 MD / 트레일러닝 경력 1년
트레일러닝은 온전한 자신과의 대화다
달리는 행위는 '생명력'을 느끼게 해줍니다.
'내가 이렇게 건강하다', '내 신체는 자유롭다'는 생각은 결국 내가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것 같아요. 트레일러닝의 매력은 대회에서 특히 두드러져요. 마라톤에선 '쉬지 않고 달리는 강인함'이 느껴진다면 트레일 레이스에서는 '힘들면 쉬어도 되는 여유'를 느낄 수 있어요. 저는 이게 산과 내가 호흡을 맞추는 것이자 온전한 자신과의 대화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진영(45) 주부 / 트레일러닝 초보자
발끝에서 올라오는 전율!
로드러닝을 하다 주변 지인을 통해 트레일러닝에 입문했어요. 흙과 돌 위를 달리는 트레일러닝은 발끝으로 전해져 오는 느낌부터 다르더라고요. 푹신한 산길을 밟으며 뛸 때면 전율마저 느껴집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풍경도 한 몫 하고요! 자연 속을 뛰니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먼저 마주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백발 할머니가 되어도 즐겁게 달리는 것이 러너로서의 꿈이에요.
천선정(48) 프로그래머 / 트레일러닝 경력 8개월
세계 4대 사막 레이스에 나가고 싶어요
세계 곳곳의 장거리 트레일을 걷고 뛰는 것이 꿈이에요. 세계4대 사막 레이스에 출전하는 것도요. 트레일러닝을 시작하면서 세운 목표예요. 로드러닝에선 느낄 수 없는 트레일러닝만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힘들게 업힐을 오르고 나서 능선을 달릴 때면 해방감을 느껴요. 주 3회 훈련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매주 화요일에는 새벽 산행을, 수요일에는 로드러닝을, 목요일에는 남산 둘레길 업힐 훈련을 해요. 열심히 훈련해서 꼭 꿈을 이루고 싶습니다.
김현아(45) 해외 광고 / 트레일러닝 초보자
달리며 재충전하기
로드러닝을 7년 하다 트레일러닝에 입문하게 됐어요. 크루 사람들과 함께 코리아 50K를 준비 중입니다.
다가오는 대회들이 저를 달리게 만들어요. 달리는 것은 이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자전거로 출퇴근하며 체력 훈련을 해요. 철인 3종도 준비하거든요. 트레일러닝의 매력은 다양한 지형이라고 생각해요. 오르막길에서 숨이 턱 끝까지 차고 다리가 터질 것 같다가도 완만한 지형을 만나면 회복되는 느낌이 통쾌하고 좋아요. 힘든 구간에서 쉬어가며 다시 달릴 수 있는 힘을 채워 가는 것도 트레일러닝의 매력이에요.
김미진(28) 회사원 / 트레일러닝 초보자
산을 즐기는 여러 가지 방법
암벽등반과 산악스키를 좋아해요. '산을 즐길 수 있는 다른 방법에는 뭐가 있을까?' 찾다가 트레일러닝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달릴 때면 온전히 몸의 움직임에만 집중하게 되어 자유로움을 느껴요. 달리기를 끝냈을 때의 성취감과 해방감도 저를 계속 달리게 합니다.
다양한 지형, 하루에도 수십 번 바뀌는 날씨 등 자연의 다양성을 접하며 환경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어요. 얼마 전 첫 대회로 제5회 장수트레일레이스 20K를 참가했습니다.
앞으로 38K, 50K, 70K… 언젠가는 100K를 달릴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어요.
조현진(45) 회사원 / 트레일러닝 경력 1년
트레일러닝은 익스트림 스포츠!
로드러닝에서는 쉴 틈 없이 빠르게 달리는 반면 트레일러닝은 주변의 변화를 느끼며 달릴 수 있어요. 지형이나 날씨의 변화 같은 거요. 시시각각 바뀌는 환경에 집중하며 달려야 하죠.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해요. CP에서 만나는 다양한 음식들과 사람들의 응원도 즐길거리입니다.
본격적으로 트레일러닝을 시작한 지는 오래 되지 않았어요. 내년 100K 대회를 목표로 열심히 준비해 보려고 해요. 욕심내지 않고 부상 없이 안전하게 오래오래 달리고 싶어요!
피할 수 없는 호르몬의 방해
여성이라면 피할 수 없는 불편함이 있다.
매달 찾아오는 월경(생리)이다.
가임기 여성은 한 달에 한 번, 짧게는 4일에서 길게는 7일간의 생리 기간을 갖는다.
'생리 기간에만 불편한 것'이라고 알고 있는 남성들이 많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여성의 몸에서는 끊임없는 호르몬의 변화가 이루어진다.
신체 상태가 일정하지 않다는 뜻이다.
무척 불편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최상의 상태를 오래 유지하지 못한다는 점도 아쉽다.
실제로 행사 참가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0% 이상이 '호르몬에 의한 신체 상태의 변화에 따라 훈련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답했으며 80% 넘는 참가자가 '생리 기간 훈련 양을 줄인다'고 이야기했다.
매달 반복되는 방해를 손 놓고 지켜볼 수만은 없다.
호르몬의 지배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호르몬 변화에 따른 효율적인 운동법을 알아보았다.
선수들의 관리 방법도 물었다.
생리 주기를 고려한 훈련 조정 도우미
생리 시작 전 1~2주
몸 상태
피로감을 쉽게 느끼고 체온 상승,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훈련 조정
고강도 운동보다는 중간 강도의 운동이 적합하다.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훈련을 가볍게 하는 것이 좋다.
생리 중
몸 상태
생리통과 피로감이 있을 수 있다.
체력이 떨어지기 쉬운 시기이다.
훈련 조정
저강도 운동이나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하지 않다면 가벼운 운동이나 요가, 스트레칭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생리 끝난 후 1~2주
몸 상태
생리가 끝난 후 호르몬 수치가 안정되면서 에너지가 회복되는 시기다.
신체가 최상의 운동 상태로 돌아오며 운동 성능도 향상된다.
훈련 조정
강도 높은 훈련을 하기 적합한 시기다.
고강도 근력 훈련이나 장거리 러닝 등을 통해 체력 향상을 기대해 보기 좋다.
대회 등에서 좋은 컨디션이 필요하다면 생리 후 1~2주의 시기를 노리는 것이 좋다.
생리 주기를 고려해 훈련을 계획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운동을 이어갈 수 있다.
유리와 마리나는 어떻게 할까?
유리 대회 때는 약으로 주기를 조절합니다.
몸 상태에 따라 훈련량을 줄이거나 쉬기도 해요. 생리 기간뿐 아니라 호르몬 변화로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는 주변에서 도움을 받습니다.
담당 산부인과 스포츠 닥터가 있어요. 상의를 통해 훈련량을 조절합니다.
마리나 저 또한 몸 상태에 따라 훈련량을 줄이거나 쉽니다.
문제는 생리 주기가 대회와 겹칠 때예요. 화장실이 없는 CP도 있기 때문이죠. 그럴 경우 탐폰이나 생리대를 교체하기 어려워 많이 곤란해요. 사전에 잘 알아 보는 게 중요합니다.
대회 CP에 화장실이 없다면 최대한 약으로 주기를 조절해요.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스카르파 여성 글로벌 선수와 함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