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러너의 20k 트레일러닝 도전기
계곡을 건너는 기자. 비에 젖은 바위가 미끄러워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했다.
팍팍한 세상. 갑갑한 마음에 마구 소리치고 싶을 때가 있다.
"아아아악!" 도심에선 불가능한 일이다.
속으로 지르고 만다.
사람들은 갑갑한 마음을 뻥 뚫을 무언가를 찾는다.
달리기는 그중 하나다.
달리는 것은 온 몸으로 소리를 지르는 것과 같다.
뛰고 나서 느껴지는 통쾌함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마도 그래서 달리고 싶었던 것 같다.
소리 지르고 싶어서. 깊은 산속을 관통하며 소리 지르고 돌아오면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 있을 것 같았다.
트레일러닝 해보겠냐는 말에 고민 없이 '하겠다'고 답했다.
"너 20km 신청했어. DNF만 안 하면 돼."
70km 출전하는 선배가 나를 불러다 놓고 이야기했다.
이때 나는 DNF가 뭔지도 몰랐다.
DNF(Did Not Finish: 기록 초과로 실격을 당하거나 스스로 경기를 포기하는 것).
"CP마다 충분히 먹고 안 쉬고 조금 빨리 걸으면 완주할 수 있어."
CP도 뭔지 몰랐다.
CP(Checkpoint: 코스 중간 중간에 위치한 공식적인 지점. 시간기록, 보급소, 의료지원, 탈락관리 등의 업무가 진행된다). 선배는 별일 아닌 것처럼 말했다.
"할 수 있지?"
잘 모르는 채로 대답했다.
"네, 할 수 있어요."
한 달 전 훈련 시작… 괜찮을까
20km 참전 소식을 들은 것은 불과 대회가 한 달 남은 시점이었다.
시간이 부족했다.
훈련 같은 걸 했다.
매일 회사 근처 6km 트랙을 달렸다.
로드 훈련을 끝내고 산을 찾았다.
북한산을 넘어 회사로 출근했다.
14km, 누적상승고도 1,250m의 코스였다.
5시간 30분이 걸렸다.
대회 코스보다 난이도가 어려운 길이었다는 것을 감안해도 간당간당한 기록이었다.
DNF 할 것 같았다.
대회 전 가장 큰 훈련이자 마지막 훈련이었던 '산 넘어 출근하기'를 만족스럽지 못하게 끝냈다.
그렇게 잔뜩 쪼그라든 채 대회장으로 향했다.
행사장의 풍경. 다양한 브랜드들의 깃발이 펄럭였다.
새벽을 뚫고 도착한 장수종합경기장의 풍경은 쾌청했다.
파란 하늘 아래 넓은 잔디밭이 깔려 있었고 적갈색 트랙이 그 주변을 둘렀다.
다양한 브랜드의 회사 로고가 박힌 깃발들이 펄럭였다.
팽팽하게 솟은 천막들이 줄지어 자리 잡고 있었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선수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경기장 전체에는 노래가 빵빵하게 울렸다.
사람들은 긴장과 설렘이 뒤섞인 표정으로 넓은 잔디밭을 뛰어다녔다.
두 팔을 활짝 벌리며 사진을 찍고 멀리 지나가는 사람을 불러 반갑게 아는 척을 했다.
뛰기 좋아하는 사람들을 다 모아 놓은 것 같았다.
넘쳐흐르는 활기가 느껴졌다.
대회장의 시끌시끌한 분위기에 긴장감을 조금 날려 보냈다.
필수장비 검사 과정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배번표를 받으려면 필수 장비 확인을 받아야 했다.
20K 참가자의 필수 장비에는 베스트, 트레일러닝화, 물통, 개인컵, 방풍재킷, 방수재킷, 서바이벌 블랭킷, 붕대, 응급키트, 비상식량, 호루라기, 휴대폰이 있었다.
70K 참가자는 여기에 긴팔 상의, 방한바지, 장갑 등 보온을 위한 장비와 해드랜턴, 보조배터리, 안전등 등 안전을 위한 장비가 추가적으로 필요했다.
길게 이어진 줄이 좀처럼 줄지 않았다.
검사가 매우 치밀했기 때문이다.
비 예보로 잔뜩 긴장을 한 주최 측은 방수재킷에 심실링이 처리되어 있는지도 직접 확인했다.
빡빡한 검사 탓에 '불합격'하는 사람들도 보였다.
어떤 사람들은 같이 참가한 지인의 장비를 잠시 빌려 검사를 받기도 했다.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다.
CP에서 혹은 완주 후 장비 검사 시 필수 장비가 누락된 경우 실격 혹은 패널티가 부과될 수 있다.
20K 코스 고도표 타투스티커를 팔에 붙였다.
스마트워치와 나란히 두고 볼 수 있어 편했다.
출발 전 고도표와 CP 위치가 새겨진 타투 스티커를 왼쪽 팔에 붙였다.
조끼 양쪽에 달린 물병에 물을 채우고, 등 뒤에 스틱을 꽂았다.
"20K 참가자분들 얼른 이동하세요! 마지막 버스 출발합니다!"
현장은 정신없었다.
색색의 트레일러닝 복장을 한 사람들이 우르르 버스에 올라탔다.
20K 출발지점으로 이동했다.
20K 종목의 진행방식은 특이했다.
버스를 타고 30분 떨어진 무룡고개에 사람들을 내려 준 뒤 "자! 이제 출발했던 곳까지 달려오세요!"라고 했다.
웃겼다.
이 비효율적인 뜀박질에 참가한 사람이 무려 341명이다.
다들 뛰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일 것이다.
추위에 발 구르다 안개 속으로
출발지점에 도착하자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먹구름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사람들은 추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발을 동동거렸다.
비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얼른 출발하고 싶었다.
더 기다리다가는 몸이 얼어버릴 것 같았다.
머리가 멍했다.
쉬지 않고 몸을 움직였다.
사물놀이패와 후원사 아크테릭스 깃발, MC들의 현란한 춤사위 사이를 오가던 눈앞에 손가락들이 들어왔다.
카운트다운이다.
오, 사, 삼, 이, 일, 출발!
출발지점을 통과하는 20K 참가자들. 아직은 다들 표정이 좋다.
종소리, 징소리, 박수소리, 함성소리. 요란한 소리에 비해 움직임이 더뎠다.
초반 병목현상 때문이었다.
착, 착, 착, 착, 앞사람의 속도에 맞추어 뒤따라갔다.
안개로 뒤덮인 숲속으로 줄지어 입장했다.
추위 때문인지 마음보다는 몸이 떨렸다.
장수트레일레이스 20K 부문은 20.1km, 누적고도 1,153m의 코스다.
6.5km와 14.5km 지점에 각각 CP1, 2가 있으며 컷오프 타임은 6시간이다.
장수군의 동쪽 장안산 끝자락에 있는 무룡고개에서 시작한다.
장안산 정상까지 오른 후 좁고 가파른 하산 길이 이어진다.
첫 번째 CP를 지나고는 다시 고도를 높여 오르내리는 능선을 탄다.
달리기 좋은 금남호남정맥 숲길이다.
두 번째 CP, 신덕산마을을 통과하고 마지막 오르막인 논개활공장에 오른다.
멀리 장수종합경기장과 함께 장수의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다.
(대회 당일엔 안개로 뒤덮여 볼 수 없었다.
) 마지막으로 동촌리 가야 고분군을 지나 경기장으로 달려 들어가면 골인이다.
3km 정도 오르니 장안산 정상이었다.
사람들은 정상석에서 사진을 찍으려 줄을 섰다.
살짝 고개를 돌렸지만 멈추지 않고 움직였다.
DNF를 할까봐 멈출 수 없었다.
완주 메달을 갖고 싶었다.
활짝 웃고 있는 완주자의 사진이 필요했다.
팔뚝에 붙은 고도표와 손목의 시계를 번갈아 보며 치밀하게 머리를 굴렸다.
'아직 괜찮아' 양쪽 무릎과 양쪽 발목도 확인했다.
'괜찮지?' 10분의 1을 조금 넘겼지만 자신감이 생겼다.
앞뒤로 함께 달리는 사람이 크게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장안산을 내려오다보면 70K 선두 주자들을 마주칠 수 있을 거예요."
장안산 하산길은 70K 선수들의 코스이기도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뛰어올라오는 70K 선수들을 볼 수 있었다.
이미 수십 킬로미터를 달려온 이들의 얼굴에는 여전히 집중력이 남아 있었다.
존경스러웠다.
그들은 이제 막 달리기 시작한 나보다 힘 있게 뛰었다.
몸에선 활력이 뿜어져 나왔다.
"파이팅"하고 응원의 말을 건네면 더 크게 대답해 주었다.
짧은 대화에 어마어마한 힘이 오갔다.
배고프고 위험해! 그래도 더 뛰어라
허기가 졌다.
텅빈 몸으로 콸콸 내리는 비를 맞는 기분이었다.
빗소리가 온몸을 울렸다.
첫 번째 CP에서는 쿠키를 다섯 개나 먹었다.
그러고도 바나나를 먹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CP2에 도착하자마자 바나나 쪽으로 갔다.
봉사자가 웃으며 바나나 한 조각을 까서 건넸다.
맛있었다.
한 조각 더 먹었다.
세 번째 조각을 먹으려 하니 눈치가 보였다.
머쓱하게 웃으면서 자원봉사자에게 '괜찮을까요?'하는 눈짓을 보냈다.
봉사자는 활짝 웃으면서 대답했다.
"서른 개 먹은 사람도 있어요! 얼른 더 드세요!"
마음 놓고 더 먹었다.
옆에 있는 참가자와 함께 웃었다.
장안산은 바위가 거의 없는 육산이었다.
쏟아지는 비는 바닥을 진흙으로 만들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미끄러졌다.
솔밭으로 덮인 구간과 진흙이 드러나 있는 구간으로 나누어 뛰고 걷기를 반복했다.
지나가던 한 참가자가 조심하라며 일러 주었다.
"좀 밝은 색이고 매끈한 진흙은 절대 밟으면 안 돼요! 기름칠해 놓은 것처럼 미끄러져요. 짙은 색! 울퉁불퉁한 부분을 찾아서 밟아요!"
그렇게 진흙의 색깔로 갈 길을 판별하며 뛰었다.
몇몇은 무시하고 매끈한 진흙을 밟다가 미끄럼틀을 타기도 했다.
손에 잡은 스틱을 이용해 최선을 다해 균형을 잡았다.
미끄러질 뻔할 때마다 심장이 철렁거렸다.
울퉁불퉁한 길이 나올 때면 삐그덕 거리며 달렸다.
수십 번 넘어질 뻔 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온 몸이 집중력으로 불타고 있었기 때문이다.
"으악!", "악!"하는 비명소리가 앞뒤에서 들렸다.
다들 온갖 힘을 쓰며 넘어지지 않으려 노력했다.
도착점까지 달려가려고 온 힘을 다했다.
오르막을 오르는 참가자들. 궂은 날씨에도 묵묵히 오른다.
CP2에서 컷오프 당하지 않고 무사히 넘기니 DNF에 대한 불안감이 사라졌다.
몸이 지쳐가는 게 느껴질 때쯤,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이건 대회야. 좀 더 힘내서 달려봐. 힘을 다 써도 돼! 피니시 라인을 넘기고 쓰러지면 되잖아.' 대회의 '한 번뿐'이라는 특성이 나를 자꾸 밀었다.
그 후를 생각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달리는 순간을 자유롭게 했다.
온 몸으로 소리 지르며 달렸다.
4시간 35분 36초의 기록으로 골인했다.
골인 순간. 통쾌했다.
대회가 끝나고 '달리고 싶은 마음'에 불이 붙었다.
'잘 달리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오래 달리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그 마음이 어디서 온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주변에 달리는 친구들에게 질문을 하고 다녔다.
달리면 나오는 호르몬 같은 것 때문일까? 뛰는 내 모습이 멋있어서? 숨이 턱까지 찰 때 느껴진다는 살아 있다는 느낌 때문이라고? 결국 '왜 달리는가'에 대한 명확한 대답을 찾지 못했다.
'그냥.' 이라는 말이 가장 적합해 보였다.
나는 깊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뛰기로 했다.
50K도 뛰고 100K도 뛰기로 했다.
언젠가 100마일도 뛰고 나면 '왜 뛰는 게 좋은가'에 대한 정답을 찾을 수도 있다.
일단 지금은 그냥 뛴다.
어찌됐건 목표가 있는 것은 좋다.
나는 되고 싶은 모습에 '잘 뛰는 사람'도 더했다.
삐빅 장비 검문 왔습니다
대회 전날 팀 스카르파의 정예지 선임과 김진영 주임이 대회 준비를 도와주었다.
내가 준비한 재킷과 바지를 보고 둘은 손사래를 쳤다.
"그거 안 돼요!" 둘은 나에게 재킷을 빌려주고 반바지를 추천했다.
둘의 도움이 없었다면 완주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정유진 기자가 입고 뛴 것
아크테릭스 노반 SL 후디
아크테릭스 노반 SL 후디
러닝용 고어텍스 재킷으로 가볍고 신축성이 좋다.
착 붙는 착용감에 달릴 때 걸리는 것 없이 편했다.
아디다스 러닝 쇼츠
잠옷으로 가져간 반바지를 입고 뛰었다.
반바지를 입고 뛴 것은 대회 내 가장 잘한 일 중 하나였다.
훨씬 쾌적하고 가볍게 뛸 수 있었다.
나에게 맞는 에너지 젤은?
20km를 뛰며 세 가지 에너지 젤을 먹었다.
파시코, 아미노바이탈, 요헤미티. 사실 이전까지 에너지 젤을 기피했다.
인위적인 화학물이라 왠지 몸에 좋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먹으면 힘이 펄펄 난다'는 말도 왠지 광고 문구같이 느껴졌다.
이번 대회에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 생각을 바꾼 에너지 젤은 어떤 제품이었을까?
에너지 젤 1호. 파시코
출발 30분 전 추위에 떨며 먹은 첫 에너지 젤이다.
사과 맛의 묽은 제형의 젤이었다.
시럽처럼 끈적거려 목 넘김이 별로였다.
맛도 별로였다.
오래된 사과 맛이 났다.
대신 마음에 안정이 되었다.
달리며 힘이 났는지는 잘 모르겠다.
에너지 젤 2호. 아미노바이탈
CP1에서 배급 받아 먹은 두 번째 에너지 젤이다.
추위에 덜덜 떨며 오르막을 오르다 꺼내 먹었다.
상큼한 맛의 으깨진 젤리 같은 제형이었다.
달릴 땐 무슨 맛인지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나중에 찾아보니 자몽 맛이었다.
정말 맛있었다.
추운 날씨에 젤이 차가워져 더욱 맛있었다.
몸에 활기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광고 문구처럼 '힘이 펄펄'났다.
에너지 젤 3호. 요헤미티
아미노바이탈을 먹고 에너지 젤에 대한 신뢰도가 급상승했다.
CP2에서 아미노바이탈을 찾으니 없다며 손을 휘저었다.
아쉬운 마음을 오렌지로 달래는데 누군가 어깨를 톡톡 치더니 요헤미티 젤을 건넸다.
메이플 시럽 맛이 살짝 나는 달달한 청포도 맛이었다.
꿀보다 묽고 목 넘김이 부드러운 제형이었다.
점성이 묽어 뛰면서 뜯으면 손에 묻는다는 불편함이 있었다.
아미노바이탈 1등!
CP에서 배급 받아 먹은 아미노바이탈이 가장 힘이 났다.
대회 후 다른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대회에서 처음 접하는 에너지 젤을 3개씩이나 먹은 것이 위험한 짓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사람에 따라 잘 안 맞는 제품의 경우 소화불량 등의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고 한다.
훈련 시 다양한 제품을 시도해 보며 자신에게 잘 맞는 에너지 젤을 파악해 놓는 것이 좋다.
초보 러너의 꿀팁
tip1. 음식은 힘이다!
장수트레일레이스 사전 대비 클래스를 참여했다.
클래스에서 염주호 선수의 뉴트리션 팁이 인상 깊었다.
염주호 선수는 "중요한 대회의 경우 배번표에 어느 CP에서 무슨 음식을 먹을지 표시해 둔다"고 했다.
(물론 20K 같이 짧은 대회를 말하는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 출발지로 이동하는 버스 안, 그 팁이 떠올라 똑같이 해보았다.
'CP1에서 쿠키랑 약과를 먹고, CP2에서 바나나랑 오렌지를 좀 먹어야겠다.
'
머릿속 지도에 먹을 것들을 그려뒀다.
효과는 좋았다.
CP1까지 쿠키를 생각하며 달렸다.
CP2에서 바나나를 떠올리며 뛰었다.
큰 힘이 되었다.
tip2. 파이팅을 외쳐라!
"올해는 다 조용한 사람들만 참가했나봐."
출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뒤에 오는 선수의 말소리가 들렸다.
"작년엔 다들 '파이팅!'하면서 엄청 활기찼는데."
아쉬운 듯한 목소리였다.
용기를 내 "파이팅!"하고 외쳤다.
순간 작은 힘이 솟아올랐다.
70K 선수들을 마주치는 구간, 존경스러운 마음에 한 선수도 놓치지 않고 "파이팅"을 외쳐주었다.
그 말은 돌아와 나에게 힘이 되었다.
덕분에 가장 길었던 CP2까지의 구간을 가장 즐겁게 달릴 수 있었다.
열심히 뛰는 선수가 지나갈 때마다 힘이 솟았다.
tip3. 스틱은 필수!
트레일러닝에서 스틱은 필수가 아닌 권장 장비다.
그럼에도 스틱을 꼭 챙기기를 추천한다.
스틱은 오르막이나 내리막, 암릉, 진흙에서 유용하다.
특히 이번 대회에는 비가 콸콸 내려 진흙 구간을 통과해야 하는 일이 많았다.
스틱이 없었다면 넘어졌을 순간이 수없이 많았다.
완만한 경사의 달리기 좋은 구간에서 속력을 낼 때, 스틱을 이용하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배로 편하게 달릴 수 있다.
추가적으로 멈춰 쉴 때도 스틱에 기대 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장수트레일레이스 20km
장수를 함께 달린 장비들
❶
스카르파 리벨레 런 LT
발을 착 감싸는 듯한 편안한 착용감의 트레일러닝화다.
20K를 뛰고 나서도 발에 피로감이 거의 들지 않았다.
비로 젖은 바위에선 조금 미끄러웠다.
❷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4
하이드레이션 베스트 밝은 색이 마음에 드는 트레일러닝용 베스트다.
등과 가슴에 다양한 수납공간이 있어 편했다.
가슴에는 핸드폰과 함께 초콜릿 같은 작은 간식들을 넣어두었고 등에는 쓰지 않을 수도 있는 장비들을 넣어두었다.
❸
블랙다이아몬드 500ml 소프트 플라스크
이번 대회를 뛰며 소프트 플라스크를 처음 사용해 보았다.
신세계였다.
이로 살짝 깨물면 알아서 입으로 물이 들어왔다.
아주 편리했다.
세척도 문제 없었다.
입구가 크고 물이 나오는 부분은 부품별로 분리가 되어 쉽게 세척할 수 있다.
❹
블랙다이아몬드 디스턴스 바이저
러닝에서 모자는 필수품이다.
햇빛이나 비 말고도 땀이 얼굴로 흘러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바이저는 머리에서 나는 열을 잘 배출해 줄 것 같아 이번 대회에 선택했다.
생각한 대로 대회 내내 쾌적하게 뛸 수 있었다.
❺
블랙다이아몬드 FLZ 폴
이번 대회의 일등 공신이다.
FLZ 폴은 빗속, 진흙에서 뛰어야 했던 대회 내내 몇 번이고 나를 살렸다.
오르막 길을 오를 때나 빠르게 뛰어 주파하는 구간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❻
코로스 페이스3
스마트 워치를 처음 사용해 보았다.
처음에는 달리는 페이스가 나오는 것만으로 신기하고 좋았다.
사용하다 보니 코로스만의 장점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했다.
오래가는 배터리
코로스는 '배터리 깡패'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배터리 효율이 좋은 시계다.
실제로 대회에 다녀온 후 1주일이 지나도록 워치 배터리가 남았다.
워치 페이스 커스텀
워치 페이스 디자인이 다양하다는 점 또한 장점이다.
타 브랜드의 워치와 비교했을 때 제약이 적은 편이다.
'마음대로' 시계를 꾸밀 수 있다.
멋진 그림을 끼워 넣은 워치 페이스를 자랑하고 다닌다.
앱과의 연동을 통한 다양한 기능
스마트폰에서 코로스 앱을 다운받으면 다양한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그중 km별로 끊어서 기록을 볼 수 있는 기능이 유용했다.
구간별 심박수도 파악 가능하다.
운동한 기록에 메모를 할 수 있는 점도 좋다.
그날의 컨디션을 짧게 적어 둔다.
월간산 5월호 기사입니다.
깐깐한 장비 검사…생고생 했는데 더 뛰고 싶다! [제5회 장수트레일레이스 20K 참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