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록으로 물든 천불동계곡. 72.7×72.7cm, 혼합재료.
설악산 소공원에 들어서니 한창 봄기운이 가득했다.
연초록의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가운데 서 있는 반달곰 조각상을 오랜만에 보니 반갑다.
오늘의 목적지는 금강굴이다.
산불예방 기간이어서 설악산을 오르지 못하고 금강굴까지만 가서 천불동계곡을 보기 위함이다.
신흥사를 지나서 가는 가로수 길은 연한 초록빛의 어린 새 잎들로 싱그러웠다.
어느덧 계곡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니 비선대에 도착했다.
깊은 폭포 초록빛 물의 윤슬이 아름답다.
비선대를 통과할 때 사무실에서 이름, 전화번호를 쓰고 금강굴로 올랐다.
공중에 떠 있는 철계단을 지나면 전망대가 나오며 멋진 천불동계곡이 펼쳐졌다.
이곳은 단풍이 유명하지만 연초록 봄빛의 천불동계곡도 참 아름답다.
설악산을 종주할 때 금강굴을 들르기는 쉽지 않다.
오를 때는 갈 길이 바빠서 못 들르고, 하산할 때는 고된 산행이라 여력이 없어서 지나치게 된다.
이렇게 환한 대낮에 금강굴전망대에서 천불동계곡을 한눈에 볼 수 있어 너무 좋다.
천불동계곡의 새로운 발견 같은 느낌이었다.
한 무리의 외국인들이 지나간다.
산불방지기간이라 진면목이 꼭꼭 숨겨진 때에 설악을 찾다니 안타깝다.
그러고 보면 언제부터인지 설악산엔 외국인들이 많아졌다.
한국의 산을 좋아하는 것 같다.
외국에서 이렇게 험하게 생긴 산을 오르려면 피켈, 밧줄 같은 도구를 이용해 등반해야 하는데, 설악산은 접근성도 좋고 등산화만 있어도 오를 수 있으니 즐겨 찾는 게 아닐까? 게다가 조금만 올라도 굽이굽이 능선들과 함께 멋진 조망들이 나오니 더 놀라울 터다.
따사로운 햇살을 쐬며 한참을 산을 보다 비선대로 내려와 다시 소공원으로 돌아왔다.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7회(2008~2024)
아트 페어전 18회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월간산 6월호 기사입니다.
외국인도 찾는 설악 금강굴 [김윤숙의 흐르는 산 천불동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