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레오 14세가 지난 3일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고(故) 프란치스코 전 교황을 비롯해 올해 세상을 떠난 추기경 및 주교를 위한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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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안 = 김상도 기자] 성모 마리아가 세상을 구원한 예수를 도왔는지를 둘러싸고 수백 년간 이어져 온 가톨릭계의 내부 논쟁이 마침표를 찍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황청 신앙교리부는 4일(현지시간) 교리문서 '신앙인의 어머니'를 통해 성모 마리아를 '공동 구세주'로 부르지 말아야 한다는 지침을 내렸다.
이번 지침은 교황 레오 14세의 승인을 받은 새 교령에 따른 것이다.
지난달 7일 레오 14세 교황이 승인했고, 신앙교리부 장관인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의 서명으로 공표됐다.
가톨릭계에서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인류를 ‘악’으로부터 구원했다고 믿는다.
이 과정에서 성모 마리아가 세상을 구한 예수를 도왔는지는 수백년 간 교황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갈릴 만큼 첨예한 논쟁거리였다.
보수적 성향이 강했던 베네딕토 전 교황은 '공동 구세주' 칭호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프란치스코 전 교황도 “성모 마리아는 그녀 자신을 위한 것이라면 아들로부터 아무것도 가져가려 하지 않았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반면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은 '공동 구세주' 칭호를 지지했다.
다만 교황청 신앙교리부에서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자 1990년대 중반 이후 공개 석상에서 칭호를 사용하지 않았다.
교황청은 이 지침을 통해 성모 마리아는 ‘공동 구세주’가 아니라 신과 인류의 중재자로서 소임을 수행한 존재였다는 해석을 공식화하며 논란을 끝냈다.
교황청은 "공동 구세주라는 표현은 하느님의 아들이며 인간을 구원하기 위해 사람이 됐던 예수 그리스도의 배타적 역할, 즉 예수만이 주님에게 무한한 희생을 바칠 수 있었던 유일한 주체라는 사실을 가릴 위험이 있다“며 ”오히려 성모 마리아를 참되게 공경하지 않는 표현"이라고 강조했다.
성모 마리아에 대해서는 "구원과 은총의 일에서 첫째이자 으뜸가는 협력자"라고 규정하고 '주님의 어머니', '주님의 충실한 신앙인의 어머니' 등 모성을 나타내는 칭호를 쓸 것을 권장했다.
교황청 “성모 마리아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