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SAID 예산 삭감한 머스크...최빈국 아동 죽음 기여"
"20년간 280조원 기부...재단은 2045년 12월31일 폐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사진=로이터통신
마이크로소프트(MS)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가 미국 정부의 대외 원조 예산 삭감을 주도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게이츠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머스크를 겨냥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어린이를 죽이는 그림은 아름답지 않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뉴욕타임스 매거진과의 인터뷰에서도 "USAID(국제개발처) 예산 삭감은 놀랍다.
20% 정도 깎일 줄 알았는데 지금은 80% 이상 삭감된 것 같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USAID 예산 삭감으로 향후 몇 년 동안 아동 사망자 수가 500만 명에서 600만 명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해외 원조 사업을 수행하던 USAID를 해체하고 기존 사업을 국무부로 이관한다는 명목으로 본래 사업의 83%를 폐지했다.
이로 인해 USAID 자금으로 운영되는 수많은 사업들이 중지된 바 있다.
게이츠는 "USAID 예산을 삭감한 장본인은 바로 머스크"라고 지목하면서 "그는 주말에 파티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USAID를 목재 파쇄기에 집어넣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머스크가 "USAID를 목재 파쇄기에 갈아 넣는 데 주말을 썼다.
파티에 갈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라고 X에 올린 글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자선클럽으로 알려진 '기빙 플레지(The Giving Pledge)'와 관련해서도 "기빙 플레지의 서약은 사후에도 이행할 수 있다.
누가 알겠나. 머스크가 훌륭한 자선사업가가 될 지"라고 꼬집으면서 "그동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남자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어린이들의 죽음에 기여하고 있었다"고 비난했다.
기빙 플레지는 게이츠 부부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2010년 설립한 억만장자 기부 클럽이다.
가입 조건은 '재산 10억 달러(약 1조 1000억 원) 이상' 보유와 '재산의 절반 이상을 생전이나 사후에 기부하겠다'고 약정해야 한다.
2024년 기준 240명 이상이 참여하고 있으며 머스크 역시 이 클럽의 회원이다.
게이츠는 이날 게이츠재단을 통해 재산의 사회 환원 시기를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앞으로 20년간 내 재산의 전부를 전 세계의 생명을 구하고 개선하는 데 기부하겠다"며 "재단은 2045년 12월31일 폐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게이츠재단은 2000년 설립 이후 지난 25년 동안 1000억 달러 이상을 기부해왔으며 향후 20년간 이보다 두 배 많은 2000억 달러(약 280조 원)를 추가로 지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