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비·부패로 국가 파산시키는 사실상 일당체제 끝내겠다"
전문가 "주마다 다른 정당 등록 요건이 높은 진입 장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사진=로이터통신
감세 법안에 강하게 반발해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5일(현지시간)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해 미국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감세 법안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갈등이 정치적 결별로 이어지면서 머스크 CEO는 양당 중심의 미국 정치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머스크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국민이 2대 1의 비율로 새로운 정당을 원하고 있으며 이제 그것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메리카당'이 여러분들의 자유를 돌려주기 위해 출범한다"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미국 독립기념일이었던 4일 X를 통해 양당 체제로부터 벗어난 새로운 정치 세력의 필요성을 묻는 온라인 투표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찬성 비율이 2대 1에 달했다.
그는 "우리는 민주주의가 아닌, 낭비와 부패로 국가를 파산시키는 사실상 단일 정당 체제 속에 살고 있다"며 신당 창당의 취지를 설명했다.
머스크는 신당 전략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구상을 밝혔다.
머스크는 "상원 의석 2∼3석과 하원 선거구 8∼10곳을 확보하는 것이 한 방법"이라면서 "논쟁적인 법안에 결정적인 표가 되기에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공화당과 민주당이 의회 권력을 근소한 차이로 나누고 있는 현 상황에서, 특정 지역구나 상·하원의 일부 의석만 확보하더라도 주요 법안의 통과를 좌우하는 '캐스팅보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미국 정치사에서 제3당이 성공한 사례가 극히 드물다는 점에서 머스크의 시도가 현실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낮다는 회의적 전망이 나온다.
선거법 전문가인 브렛 캐플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새로운 전국 정당을 창당해 실질적으로 운영하려면 천문학적인 자금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주마다 다른 정당 등록 요건이 높은 진입 장벽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미국 50개 주의 선거법은 철저히 양당 중심으로 설계돼 있고, 제3당의 등장을 최대한 억제하는 구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아니면 시도조차 어려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현대 정치에서 제3당이 뚜렷한 성과를 낸 사례는 극히 드물다.
로스 페로가 1992년 대선에서 19% 득표율을 기록하며 큰 주목을 받았지만, 결국 제도권 정치에 안착하는 데는 실패했다.
‘캐스팅보트’ 노리는 머스크...‘아메리카당’ 창당 선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