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추가 협상 기간 있을 것으로 전망"
"자동차·철강 등 품목별 관세 협상에 집중"
◆…한미 무역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 DC 유니언역에 도착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예고한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임박한 가운데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5일(현지시간) 워싱턴DC를 찾아 막판 협상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 본부장은 이날 워싱턴DC 유니온스테이션에서 기자들과 만나 "7월 8일까지로 예정된 상호관세 유예 종료가 다가오다 보니 한국뿐 아니라 여러 나라들이 막판 협상을 하기 위해 여러모로 노력하고 있다.
저 역시 상황이 급박하다고 판단돼 다시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굵직한 원칙 수준의 합의는 사흘 내에 도출할 수 있지만, 세부 사항까지 모두 포함한 합의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여 본부장은 이날 오후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와의 협상을 앞두고 "현재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고 불확실하다"며 "오늘 협상을 통해 미국 측의 구체적인 계획을 파악하고 그 틀 안에서 한국이 실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고민해 집중적으로 오늘 협상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최저 관세율이 15%~20%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는 "미국 언론에서 나오는 여러 말들에 일희일비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상호관세 유예가 공식적으로 연장되지 않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8월 1일을 부과 시점으로 언급한 만큼, 유예 종료 뒤에도 3주가량 추가 협상 기간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12개국에 관세율을 적은 서한을 보내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선 "한국이 포함됐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며 "서한의 형태나 미국이 협상 중인 20여 개국의 전체적인 협상 구도에 대해 좀 더 명확한 정보를 파악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협상에서 한국 정부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철강, 자동차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개별 관세 문제다.
여 본부장은 "미국은 자국 산업 보호 차원에서 품목별 관세를 매우 중시하고 있어 협상이 쉽지 않다"면서도 "우리나라 입장에서 품목별 관세의 예외 적용이나 대폭 인하가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강조했고 오늘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교역 분야의 비관세 장벽 문제와 관련해선 "미국 정계와 재계에서 큰 관심을 보이는 중요한 분야로 통상 마찰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국내 정책 목표와 미국의 요구를 균형 있게 조율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무역 협상을 이미 타결한 영국과 베트남에 대해선 "베트남은 우리와 경제 발전 단계가 다르고, 영국 같은 경우도 자동차를 미국에 10만 대 수출하는데 우리나라는 100만~140만 대 정도 되기 때문에 비교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번 협상에는 중장기적인 한미 산업·기술 협력의 청사진도 포함된다.
여 본부장은 "AI,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에너지, 바이오 등 미국의 제조업 재건에 필요한 핵심 산업에서 한국은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며 "이번 협상을 단순히 관세 문제로만 보지 않고, 향후 4~5년을 내다본 산업·기술 협력의 기회로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앞서 지난달 22~27일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고위 관료로는 처음으로 워싱턴DC를 찾아 통상 고위급 회담을 가진 바 있다.
이번 방미에서는 기간에 구애받지 않고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귀국 항공권을 예매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여 본부장은 "우리로서는 마지막 협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실용주의적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야 하므로 귀국 시점을 유동적으로 해놓았다"라고 밝혔다.
귀국 항공권 예매 안했다는 통상본부장 "관세 상황 급박·유동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