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박기록기자] 롯데손해보험이 금융위원회의 ‘경영개선권고’ 부과 결정에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5일 롯데손해보험은 입장문을 내고, 금융감독원의 '비계량평가' 결과로 금융사에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된 것은 경영실태평가 도입 이래 최초의 사례라면서 부당함을 호소했다.

롯데손보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 월 진행한 정기검사와 올해 2 월 추가검사를 통해 롯데손보의 위험기준 경영실태평가(RAAS) 종합평가등급으로 ‘3 등급’(보통)을 부여했으나 자본적정성 부문등급은 ‘4등급’(취약)으로 평가했다.

롯데손보측은 "지난해 6월 자본적정성 부문의 계량평가 등급이 ‘3 등급’(보통)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금융감독원은 자본적정성 부문의 ‘비계량평가’ 중 일부 항목에 대한 지적사항을 반영해 해당 부문등급을 ‘4등급’(취약)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금융감독원은 자본적정성 부문의 등급이 미달한다는 이유로 당사에 대한 경영개선권고 부과를 추진해왔고 금융위원회가 5일 정례회의를 열어 경영개선권고 부과에 대한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그간의 경과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롯데손보측은 "이같은 비계량평가 결과로 금융사에 ‘경영개선권고’가 부과된 것은 경영실태평가 도입 이래 최초의 사례"라며 "이는 수치 기반의 계량평가와 달리 평가자의 주관이 반영되는 비계량평가가 경영개선권고의 직접적 사유로 연결된 것"이라고 반발했다.

현행 보험업감독규정에서 금융감독원장은 보험회사의 경영실태 및 위험을 평가하여 건전성여부를 감독하도록 하고 있다.
 경영실태평가는 경영관리, 보험, 금리, 투자, 유동성, 자본적정성, 수익성 부문으로 구분해 평가한 후 결과에 따라서 적기시정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적기시정조치에는 경영개선권고, 경영개선요구, 경영개선명령 3가지 단계로 나뉜다.

금융감독원은 당사의 자본적정성 부문 계량평가로 3 등급을 부여하면서도 비계량평가는 4 등급을 부여한 사유로 ‘자체 위험 및 지급여력 평가체계(ORSA) 도입의 유예’를 꼽았다.

그러나 롯데손보측은 "금융감독원이 이에 대한 근거로 RAAS 평가 매뉴얼을 들었으나 앞서 당사는 평가 매뉴얼보다 상위 규정인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제5-6 조의 2의 ②’에 의거해 적법한 이사회 의결을 거쳐 ORSA 도입을 유예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에 따르면, 현재 금융당국은 ORSA 전면 도입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작업 중에 있으며 실제 지난 5 월 보험업계에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요청하는 등 제도도입이 진행 중이다.
 작년말 기준 전체 53 개 보험사 중 ORSA를 유예하고 있는 회사는 총 28 개사로, 절반 이상의 보험사가 당사와 동일하게 ORSA 도입을 예정·유예 중이라는 설명이다.

따라서 롯데손보측은 "ORSA 도입 유예를 비계량평가 4 등급 부여와 경영개선권고의 부과 사유로 삼는 것은 상위 법령에 따른 적법한 ORSA 도입 유예결정을 하위 내부 규정인 매뉴얼을 근거로 제재하는 위법성 소지를 가지고 있다는 입장"이라고 정리했다.

한편 롯데손보는 개선된 경영지표를 제시하면서 금융당국의 개선 권고가 부당하다는 것도 강조했다.

최근 롯데손보는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 1,293억원·순이익 990억원의 잠정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롯데손보측은 "누계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2.0% 늘었고 누계 순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45.0% 개선되는 등 경영실적이 우상향 추세이고, 또 올 9월 말 기준 잠정 지급여력비율(K-ICS)은 141.6%로 금융당국의 권고수준인 130%를 상회하는 등, 자본건전성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손보측은 이어 "2019년 10월 대주주 변경 이후 내재가치 중심 경영을 통해 장기보험 중심의 보험 포트폴리오 개선, 대체투자 축소 등 투자자산 리밸런싱, 디지털 전환 등, 중장기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기업가치 개선 작업을 수행해왔다"며 "따라서 당사에 대한 경영개선권고 사유는 계량평가가 3등급으로 양호함에도 불구하고 비계량평가에서 ‘ORSA 도입 유예’ 등을 이유로 낮은 점수를 부여받은 것이 사유"임을 재차 강조했다.

롯데손보측은 "추후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결과가 통지되는 대로 다각도의 대응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라며 "정상적인 경영활동과 고객을 위한 영업활동 및 보상·보험금 지급 등 보험사로서의 본연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수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