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티역 건물 매입 후 신축..은퇴 후 대비
강남 건물을 공동투자한 야구선수 김재환(왼쪽·SSG 랜더스)과 채은성(한화 이글스). [사진=SSG·연합뉴스]
[디지털데일리 조현정기자] 프로야구 스타 김재환(37·SSG 랜더스)과 채은성(35·한화 이글스)이 서울 강남의 건물을 공동으로 매입·신축해 '야구계 건물주' 대열에 올랐다.
박찬호와 이승엽이 야구계 건물주 시대를 연 데 이어 FA 대박 후 건물을 매입한 김현수(LG 트윈스)· 황재균(KT 위즈·매도), 땅을 구입해 건물을 올린 송광민(한화 은퇴) 등의 뒤를 이었다.
13일 부동산업계와 등기사항증명서에 따르면 두 사람은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대지 91평, 연면적 179평 다가구 주택을 2023년 6월 115억원에 공동 명의로 매입했다.
이후 신축에 들어가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344평 규모의 교육연구시설(학원) 및 근린 생활시설(소매점) 건물로 최근 완공했다.
건물 준공식 사진이 최근 SNS에서 화제가 됐다.
신축을 위한 시설자금 대출(29억원)까지 포함해 등기부등본 상 채권 최고액이 148억 8,000만원이다.
통상 채권 최고액이 대출금의 120%인 점을 감안하면 124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취득세 등록세(4.6%), 중개수수료 0.9%, 기타 법무사 등기 ·설계비 등을 합치면 전체 취득원가는 약 152억원 수준이다.
김재환-채은성이 매입한 건물. [사진=네이버 위성지도] ◆한티역 1분 거리 '항아리 상권'...안정적 임대 수익 기대 지하철 3호선 한티역에서 도보 1분 거리인 해당 건물은 주변에 약 6,000세대의 아파트 배후세대가 있는 항아리 상권에 위치해 있다.
대치동 학군지와 인접해 병원, 약국, 학원 임차수요가 풍부하며 평일과 주말 모두 유동인구가 많은 365일 상권으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이 기대된다.
인근 부동산중개업소에 따르면, 일부 층 임대를 구하고 있다.
학원으로 임대하면 통상 3~5년 이상 장기 임차계약을 하므로, 안정적인 임대수익으로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하는 스튜디오, 강의실, 연습실로, 상층부는 교습실이나 사무실로 배치하면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실제로 바로 옆 동일 대지지분인 신축건물(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287평)은 보증금 6억, 월 임대료 5,200만원 수준(수익률 3.28%)으로 임대되고 있으며 현재 196억원에 매물로 나와있다.
이들의 건물은 같은 입지에 해당 건물보다 2개 층이 더 있고, 연면적이 57평 더 넓으며 최근 완공해 시장 가치는 200억원에 형성된 것으로 평가된다.
두 사람이 유명 스포츠 선수이므로 향후 자신들의 이름을 단 기관이나 스포츠 트레이닝 센터, 팬 대상 프로그램 등 직접 브랜드화하면 마케팅을 손쉽게 할 수 있다.
◆부부 4인 공동 명의...절세 효과 김재환과 채은성이 건물을 매입하면서 선택한 방식도 눈길을 끈다.
공동 투자에 부부 공동명의로 취득했고, 신축 후 층별로 소유권을 나눠 구분 등기했다.
세무 전문가들은 "부부 2쌍, 총 4인이 공동명의로 등기하면 각자 6억원의 공제가 적용돼 과세 표준이 분산되므로 종합부동산세가 크게 줄어든다"며 "양도소득세도 지분을 나누면 개인별 과세표준이 낮아져 고가 건물일수록 누진세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장기보유특별 공제도 각자 적용돼 절세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대수입을 4명이 나눠 받으면 종합소득세 누진세율을 낮출 수 있고 신축 비용도 4명 각자의 비용으로 처리할 수 있다.
이미 4명으로 지분이 분산돼 있어 향후 자녀에게 지분을 증여할 경우 상속세 부담도 크게 줄어든다.
◆은퇴 후 대비...스포츠 선수의 '현실적 선택' 두 사람의 공동 투자는 단순한 재테크를 넘어 은퇴 이후를 대비한 현실적인 선택으로 볼 수 있다.
정년까지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는 일반 직장인과 달리 스포츠 선수는 억대 연봉을 받더라도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이면 은퇴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미래에 대비해 재산을 안정적으로 보전할 필요가 있다.
특히 배우자에게 지분을 분산하는 것은 절세효과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자산을 보전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랜 무명생활을 딛고 팀의 간판스타로 자리잡은 이들이 공동 투자를 한 점도 눈길을 끈다.
김재환은 이달 SSG로 이적하기 전 두산베어스를 대표하는 스타였고, 채은성도 한화로 이적 전 LG트윈스에서 '연습생 신화'를 쓴 '잠실구장 라이벌' 이었다.
김재환은 2008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해 2016년 핵심타자로 성장했다.
2018년 44홈런으로 1998년 타이론 우즈 이후 20년 만에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 홈런왕이 돼 그해 KBO MVP를 수상했다.
프로야구 'FA 광풍'이 불던 2022년 55억원의 계약금을 받았고 지난 5일 SSG로 이적하면서 계약기간 2년 총액 22억원(계약금 6억 연봉 10억원 옵션 6억원)에 계약했다.
올시즌 10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41, 13홈런, 5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58을 기록했다.
2009년 LG트윈스의 신고선수(육성선수)로 시작한 채은성은 2014년부터 활약하며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이 됐다.
2022년 11월 한화와 계약기간 6년, 90억원에 FA 계약을 맺고 이적했다.
올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8, 19홈런, 88타점으로 활약하며 한화를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지난해부터 팀의 주장을 맡고 있다.
그라운드 위 치열했던 승부사들이 이제는 강남 건물의 공동 소유주로, 은퇴 이후의 삶까지 함께 설계하는 파트너로 거듭났다.
[단독] 김재환·채은성, 강남 200억 신축 건물주 !..."잠실 라이벌에서 동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