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6월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야당 의원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이재명 정부의 초대 내각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지난 6월 23일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지명하고 1개 부처 장관을 유임시킨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29일 6개 부처 장관 후보자를 추가 지명했습니다.
이번 내각은 짧은 인선 기간에다 시급한 국내외 위기 대응이 절실한 상황을 고려해 전문가와 실무형 인재를 대거 발탁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주요 경제부처 장관 후보자들이 기업 경험이 있는 현장 전문가라는 것입니다.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하다가 발탁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는 기획재정부 관료 출신이면서 7년 가까이 기업 현장에서 일해왔는데요, 현직 기업인이 곧바로 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은 전례가 드뭅니다.
또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는 삼성·SK·LG를 거친 AI 전문가 중 전문가이며,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는 국내 대표 IT(정보통신) 기업인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으로 포털과 중소기업의 상생 생태계의 초석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경제사령탑인 구윤철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예산통·정책통으로 불리는 정통 관료 출신이지만 ‘AI 경제 혁신’을 외치는 혁신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처럼 기업을 잘 아는 전문가들이 이재명 정부의 1기 경제부처 수장을 맡으면서 산업계의 기대가 큰데요, 기업 상황을 잘 아는 만큼 한쪽으로 치우친 경제 정책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 않고, 이재명 대통령이 약속한 네거티브(법률·정책에서 금지한 행위가 아니면 모두 허용) 중심의 규제 정책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좀 더 있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한 기업 임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이번 경제부처 장관 후보자들을 보니 말만 그러는 게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7월 내내 진행될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입니다.
국회의 인사청문회가 정책 검증보다는 정쟁과 신상털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부은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이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야당은 김 후보자의 전 부인 및 자녀와 관련한 자료를 요구하는 등 가족까지 탈탈 털려고 했습니다.
일부에서는 금도를 넘었다는 얘기가 나왔습니다.
김 후보자는 야당이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다며 임명동의안 표결을 거부한 가운데 범여권 정당 의원들의 찬성으로 이재명 대통령의 지명 29일 만에 제49대 총리로 취임했습니다.
  이번 경제부처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에서는 가족까지 탈탈 터는 먼지털기식 검증이 아니라 정책 검증이 중심이 됐으면 합니다.
오랜만에 발탁된 기업 출신 전문가들이 내수 부진에 관세 충격 등 복합 위기에 처한 한국 경제를 위해 일할 기회가 주어지길 바랍니다.
후보자들도 야당의 문제 제기를 정쟁용으로만 치부하지 말고 청문회에 성실히 임해야 할 것입니다.
 
기업 출신 장관 후보자와 인사청문회[EDITOR’S LET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