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영준 롯데마트·슈퍼 커머스마케팅팀장
“고객들이 체감할 수 있는 행사 기획하고파”
심영준 롯데마트·슈퍼 커머스마케팅팀장이 6월 30일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 롯데마트·슈퍼]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서민들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대형마트의 고민이 깊어진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고객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아서다.
이런 상황에서 대형마트가 할 수 있는 것은 ‘할인’을 통한 집객이다.
무섭게 치솟은 밥상 물가에 대한 고객 부담을 줄여주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상황이다.
1년 365일 대형마트는 할인 중
심영준 롯데마트·슈퍼 커머스마케팅팀장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대형 할인 행사 기획은 1년에 4~5개 정도 진행하고 있다”며 “이 외에 크고 작은 것들을 포함하면 1년 52주 항시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슈퍼가 365일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고물가로 위축된 소비심리의 회복이 중요해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1.4% 늘어난 295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실질소비지출은 전년 대비 0.7% 줄었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하면 실제 소비량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이는 2023년 2분기(-0.5%) 이후 7분기 만의 첫 마이너스 성장세다.
지난 6월 출범한 이재명 정부가 최우선 국정 과제로 물가 안정, 민생 회복 등을 꼽은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발맞춰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심 팀장은 “롯데마트·슈퍼는 해양수산부와 함께 하는 활동 등 정부 주도의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고물가로 인한 고객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더 핫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 핫 캠페인’은 ▲이번주 핫 프라이스 ▲이달의 핫 자체 브랜드(PB) ▲공구핫딜 ▲마이 핫 프라이스로 구성된다.
구매 빈도가 높은 필수 상품 위주로 초저가 판매를 지향하는 롯데마트·슈퍼의 물가 안정 프로젝트다.
특히 마이 핫 프라이스는 지난 1월 커머스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심 팀장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한 행사다.
이 행사는 고객들의 의견을 취합해 행사의 할인 품목을 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실질적으로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상품을 선정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심 팀장은 “자사 앱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고객 설문을 진행하는데, 회사의 예상과 다른 결과들이 나와 놀랐다”며 “일례로 참치와 스팸 중 할인을 받았으면 하는 품목을 선택해달라고 고객들에게 요청했는데, 내부 예상을 뒤엎고 참치를 원하는 고객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초복에는 기존의 대결 구도와 다르게 MBTI 유형별로 어떤 상품을 원하는지 조사하고 있다.
고객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접근 중”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1월 롯데마트·슈퍼 커머스마케팅팀으로 자리를 옮긴 심영준 팀장. [사진 롯데마트·슈퍼]
롯데의 고유 아이덴티티를 고민하다
물론 롯데마트·슈퍼만 할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이마트 등 경쟁사도 사실상 1년 365일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이런 상황에서 심 팀장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롯데’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고민 끝에 최근 나온 결과물이 15년 만에 부활한 ‘통큰 치킨’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지난달 26일부터 상반기 결산 행사인 ‘통큰 세일’을 진행 중이다.
이 행사는 이달 9일까지 약 2주 동안 진행된다.
심 팀장은 “롯데마트·슈퍼의 고유한 정체성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이 과정에서 통큰을 제대로 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다.
통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통큰 치킨이었고, 최근 치킨 가격에 대한 이슈도 있어 마진을 줄여보자고 구성원들과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통큰 치킨’은 2010년 롯데마트·슈퍼가 선보인 5000원짜리 가성비 치킨이다.
당시 풍성한 양과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고객들의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치킨 한 마리가 2~3만원인 요즘, 15년 전 가격 그대로 출시된 통큰 치킨은 없어서 못 파는 존재가 됐다.
매장당 판매 가능 물량이 200~250마리 정도인데, 대체로 오전 시간에 대부분 완판된다.
롯데마트·슈퍼는 올해 통큰 치킨 물량을 넉넉히 준비했다.
지난해 말부터 사전 준비를 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심 팀장은 “사전에 업체들과 미리 기획을 하고 준비한 덕분에 물량 확보가 가능했다”며 “이런 사전 준비들이 있었기 때문에 원가 역시 낮출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물가 안정을 위한 롯데마트·슈퍼의 노력은 새 정부 출범 이전부터 계속돼 왔다.
지난 3월 롯데마트·슈퍼의 창립 27주년을 기념해 기획된 연중 최대 규모 행사인 ‘땡큐절’도 고객들의 물가 부담을 대폭 낮춘 행사로 평가받는다.
이 행사는 1000원대 한우, 식료품 반값 등으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심 팀장은 “땡큐절은 지난해 행사가 끝나자마자 5개월 정도 MD들과 협의하며 사전 준비를 한 행사”라며 “사전 준비 기간도 길었고, 마케팅팀에서도 관여한 부분이 많아 기억에 남는다.
신규 고객의 유입도 많아 결과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고객들의 물가 부담을 줄이기 위한 롯데마트·슈퍼의 노력은 자연스럽게 매출 신장으로 이어졌다.
회사에 따르면 통큰 행사의 4일(6월 26~30일) 간 매출은 전년 15% 올랐다.
땡큐절의 경우는 평상시 보다 매출이 20% 이상 증가했다.
앞으로도 롯데마트·슈퍼의 물가 안정을 위한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심 팀장은 “롯데마트·슈퍼의 비전은 넘버원 그로서리 마켓이 되는 것”이라며 “고객들이 언제든 방문해 믿을 수 있는 상품을 좋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이 장을 볼 때 확실한 첫 번째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실질적인 고객 혜택을 준비하고, 계속해서 롯데마트·슈퍼를 알릴 수 있는 활동들에 나설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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