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선 붕괴 논란, 여야 '말싸움'
민주당, 언론 표현 자제 촉구
국민의힘, 정부·여당 정책 비판 맞불
5일 코스피가 장중 3800선까지 주저앉자 정치권이 '4000선 붕괴' 표현을 놓고 설전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과도한 표현은 시장 불안을 키운다"며 자제를 촉구했고 국민의힘은 "표현까지 통제하려 한다"고 맞섰다.
5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로 시작해 장중 3,900선 아래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5일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늘 코스피가 4000 이하로 내려왔는데 흔히 숨 고르기라는 전문용어가 있는데, 충분히 예견됐던 거 아니겠냐"며 "4000 이하로 내려갔다는 것과 관련해 '붕괴'됐다는 용어에 대해서 모두가 함께 주의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경제 관련 표현은 국민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표현과 보도에 유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재차 코스피 하락은 "충분히 예견됐던, 일시적 흐름"이라며 "지금이 '붕괴' 같은 표현을 쓸 수 있는 상황인가에 대해서는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은 즉각 반발했다.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단어 하나까지 간섭하며 언론까지 통제하려는 태도가 황당하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가 내세운 '코스피 5000' 공약을 겨냥하며 "주가지수를 정책 목표로 삼는 나라는 없다.
주가지수에 일희일비하며 이를 성과로 포장하는 정치는 비상식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지수를 올리는 데 몰두할 게 아니라 기업 경쟁력과 투자 환경을 강화하는 근본적 대책에 집중해야 한다"며 "언론 '입틀막'할 시간에 반기업 악법부터 즉시 철회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확산되자 박수현 대변인은 YTN '뉴스ON'에 출연해 "언론을 입틀막했다는 비판을 받아 다소 놀랐다"며 "코스피가 4000선 이하로 오래 지속되면 '붕괴'라는 표현도 쓸 수 있지만, 오늘 상황만으로 확정적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이 크지 않겠나 하는 우려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코스피는 66.27포인트(1.61%) 하락한 4055.47로 출발해 장중 한때 3867.81까지 밀렸다.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장중 4000선을 돌파한 지 불과 7거래일 만에 3800선으로 미끄러진 것이다.
같은 날 코스피200선물이 5% 이상 급락하자, 7개월 만에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이 2조5183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고 기관 역시 794억원을 내다 팔았다.
개인만이 2조565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지지했다.
與 "코스피 4000 붕괴 표현 자제"에 野 "언론 입틀막" 공방 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