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브로드밴드 가산 IDC에 구축된 AI 데이터센터(AIDC) /사진 제공=SKT
SK텔레콤(SKT)이 유심(USIM) 해킹 사태 이후 발생할 고객 신뢰 회복과 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비용 여파로 올해 연간 매출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췄다.
재무적 충격으로 회사가 대대적으로 추진할 예정이었던 인공지능(AI) 사업 확장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은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해킹 사태로 피해를 본 고객을 위한 5000억원 규모의 '고객 감사 패키지'를 발표했다.
고객 신뢰 회복을 위한 요금 할인과 멤버십 제휴사 할인 등이 포함된 마케팅 차원의 보상안이다.
이와 별도로 SKT는 정보보호 투자도 확대할 예정이다.
SK브로드밴드(SKB)를 포함해 5년간 7000억원이 투입된다.
이에 따라 올해 연결 실적에도 타격이 예상된다.
이날 SKT는 영업전망 수정 공시에서 올해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췄다.
매출은 기존 전망치 17조8000억원에서 8000억원이 감소한 17조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당초 올해 전망치를 2024년 매출(17조9406억원)보다 낮게 잡았지만 유심 해킹 사태로 더 낮춘 것이다.
영업이익은 구체적인 감소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전년대비 개선을 기대했던 기존 예상에서 벗어나 감소가 불가피하다고 봤다.
유영상 SKT 대표이사 사장이 4일 서울 중구 SKT타워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침해 사고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 제공=SKT
SKT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마케팅비용은 2조9090억원으로 2023년 3조450억원보다 줄었다.
하지만 올해 5000억원 규모 고객 감사 패키지에 더해 가입자 반등을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활동을 고려하면 비용 확대가 전망된다.
중장기적인 재무 부담도 우려된다.
SKT는 SKB를 포함한 정보보호 투자 규모를 향후 5년간 7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하고 올해 4월1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해지한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할 예정이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과징금, 사고 이후 4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탈한 60만명 규모의 가입자 매출 감소분 등을 포함하면 충격이 올해 이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유 사장은 "고객 감사 패키지 5000억원과 5년간 7000억원 정보보호 투자로 회사 실적에 영향이 있다"며 "공시할 정도로 상당히 중대한 매출 감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T의 AI 사업에도 전략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 사장은 "매출과 이익 급감으로 AI 투자에 있어 일정 정도의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대규모 투자 뿐만 아니라 현재 가입자에게 무료로 제공되는 AI 에스터의 유료화 계획 등에 일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T는 AI 구현을 위한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 기업 대상 컨설팅 등 전방위적인 사업 확대를 구상해 왔다.
하지만 유 사장은 "SKT 미래는 AI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간은 늦어지겠지만 변화의 모습과 성과를 반드시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아마존웹서비스(AWS)가 수요를 보장하기 때문에 좋은 투자"라며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SKT, 유심 해킹 여파로 매출 감소 전망...AI 사업 조정 불가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