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과 서울 동작구의 부광약품 사옥 /사진 제공=OCI, 부광약품
OCI홀딩스가 부광약품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배력을 강화하고 2·3대 주주와의 지분 격차도 벌리는 데 성공했다.
OCI홀딩스는 올해 9월까지 부광약품의 지분율을 30%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이를 위해 유증 이후에도 단계적으로 부광약품 지분 매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OCI홀딩스는 4일 부광약품 유상증자에 참여하기 위해 268억원을 출자한다고 공시했다.
OCI홀딩스는 부광약품의 대주주로 이번에 부광약품 신주 907만4697주를 취득한 직후에는 지분율이 기존 11.32%에서 17.05%로 상승한다.
이번 부광약품 증자는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금 조달뿐만 아니라 OCI홀딩스의 지배구조 측면까지 고려된 다목적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OCI홀딩스는 4일 이사회를 열고 가능한 많은 신주를 배정받기 위해 초과 청약을 검토했다.
이는 2, 3대 주주가 불참한데 따른 실권주 발생을 최소화하기 위함이지만 사실상 OCI홀딩스 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대응으로 읽힌다.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르면 상장 자회사일 경우 지분을 30% 이상 보유해야 하고 비상장사라면 50% 이상 확보해야 한다.
OCI홀딩스는 2023년 9월 지주사로 출범했지만 당시 보유한 부광약품 지분이 30%에 미달해 올해 9월까지 요건 충족을 위한 추가 매입이 불가피했다.
부광약품 증자가 지주사 행위 요건 충족을 위한 첫 단추인 셈이다.
또한 2, 3대 주주가 이번 증자에 불참하면서 OCI홀딩스와 지분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기존에는 부광약품과 김동연 부광약품 창업주 간 지분 격차는 1%p에 불과했다.
구주주 청약에 참여하지 않는 김 창업주는 향후 부광약품 지분이 7%로 떨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3대 주주인 정창수 부광약품 부회장 지분은 6%로 하락할 전망이다.
2, 3대 주주와 격차를 벌린 OCI홀딩스는 지주사 요건 충족의 퍼즐을 맞추기 위해 추가 지분 매집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부광약품도 증권신고서에 "최대주주인 OCI홀딩스가 지분율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추가 지분매입 및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등이 수반될 수 있다"고 명시했다.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있는 만큼 기존 주주와 거래를 통해 지주사 요건을 충족하는 방안이 유력해 보인다.
OCI홀딩스 관계자는 "최대주주로서 책임경영의 일환으로 이번 신주 인수에 참여했다"며 "다만 추가 지분 매집에 대해선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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