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BM이 운영하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7월에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유족과의 합의로 산재 신청은 철회됐지만 고용노동부의 근로감독이 확대되면서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지 제작=박진화 기자  직원 사망사고로 논란이 불거진 런던베이글뮤지엄(LBM)에 대한 고용노동부의 전방위 근로감독으로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핵심 성장축이었던 해외진출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지면서 최근 최대주주가 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안에 대한 JKL과 LBM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대응 능력과 내부통제 강화 조치가 향후 브랜드 신뢰 회복과 기업가치 방어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5일 고용부에 따르면 런던베이글뮤지엄 운영사 LBM에 대한 근로감독이 전방위로 확대된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이 7월에 숨졌다는 사실이 뒤늦에 밝혀지면서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감독에 착수했으나, 법 위반 정황이 포착되면서 범위가 넓어졌다.
감독 대상은 LBM 본사를 포함해 런던베이글뮤지엄 10개 지점(7개 매장, 3개 공장)과 아티스트베이커리, 카페레이어드, 카페하이웨스트 등 18개 계열사 사업장으로 확대됐다.
고용부는 각 지점을 점검할 때 관할 지방관서의 근로감독관을 추가로 투입해 감독인력도 보강할 계획이다.
최근 LBM은 사망 직원 유족과 합의해 산재 신청을 철회하면서 사태가 일단락되는 듯했다.
그러나 고용부의 전방위 점검 확대와 함께 LBM을 둘러싼 노동 이슈는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4일 서울의 한 LBM 매장 앞. 평소 ‘오픈런’으로 붐비던 오후 시간대지만 줄 서는 인파 없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이유리 기자  실제로 일부 매장에서는 불매 움직임으로 유동인구가 눈에 띄게 줄어든 모습이 포착됐다.
재고 부담을 우려해 생산량을 조절하는 지점도 생겨났다.
서울에 소재한 한 매장 직원은 "오전 '오픈런'은 여전하지만 점심과 오후 시간대 방문객은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었고 웨이팅 줄도 짧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솔드아웃되는 제품이 여전히 있지만 수요보다는 생산량 자체를 줄였기 때문인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진출 앞두고 리스크…JKL도 '주목' 더 큰 부담은 회사의 핵심 성장동력인 해외시장 진출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이다.
LBM은 올해 일본 도쿄 매장 오픈을 목표로 인프라 구축과 직원 채용에 나서왔고, 내년에는 싱가포르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기존 경영진이 브랜드 운영을,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가 재무 지원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담당하는 구조다.
하지만 노동 이슈가 장기화되면서 LBM의 핵심 경쟁력인 '핫플레이스' 이미지가 손상됐다.
외식 업계의 한 관계자는 "노동 이슈가 국내에서 발생했더라도 해외 파트너들은 이를 구조적 시스템 리스크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안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파트너 유치나 운영 허가 등 실질적인 진출 과정에 제약이 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JKL이 LBM을 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되팔아 수익을 실현하려던 엑시트 계획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JKL는 해외 진출 등 고성장 가능성을 보고 LBM을 시장의 적정가(1500억원)보다 높은 2000억원에 인수했다.
잔금의 절반가량을 향후 실적에 연동되는 언아웃(earn-out) 방식으로 계약한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부정적 여론이 충성고객 이탈로 이어져 매출과 영업이익이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수익성 확보와 언아웃 조건 달성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LBM 관계자는 "국내 핵심 거점에 점포를 신규 오픈하는 것과 해외진출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브랜드 충성도 높지만, 재발 방지 체계 구축해야" 2021년 서울 안국동에 처음 문을 LBM은 오픈런이 일상화된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으며 높은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해왔다.
 /사진 제공=LBM SNS  LBM의 브랜드 충성도가 여전히 높은 만큼 이번 일이 해외진출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부 교수는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단기적으로는 충격을 줄 수 있지만 시장 진출을 근본적으로 가로막을 정도는 아닐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소비자 트렌드와 투자흐름 등 외부 환경과 브랜드 역량이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업이 위기를 회피하지 않고 정면 대응해 ESG 경영 기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BM은 사망사고 이후 유족과의 소통, 뒤늦은 대표의 사과 등으로 '늑장대응'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사고 이후 계약직의 장시간 노동, 과도한 업무강도, 내부 불안정성 등 구조적 문제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홍 교수는 "직원 사망 같은 중대한 인사사고가 발생했을 때는 피해자에 대한 공정한 조사와 보상은 물론 내부 직원들의 불안을 잠재울 수 있는 근무환경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사고를 은폐하기보다는 충분한 보상과 재발방지 체계를 통해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브랜드와 기업가치를 지키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LBM 관계자는 "관계기관의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결과에 따라 책임을 겸허히 수용하겠다"며 "근무환경과 안전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런던베이글뮤지엄 과로사 의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