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전경./사진 제공=LG디스플레이 글로벌 경기침체에 불구하고 LG디스플레이가 올해 3분기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애플 등 주력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효과와 더불어 수익성이 높은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공급이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3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LG디스플레이는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의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2023년 7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정철동 사장의 고강도 사업 체질개선 노력이 성과를 보이며 '정철동 매직'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OLED 매출 비중 역대 최고…턴어라운드 가시화 5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1일 파주에서 정철동 사장 주최 타운홀 미팅인 '최고경영책임자(CEO) 온에어'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정 사장은 3분기 경영 실적에 대해 "연간 흑자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특히 품질과 안전, 원가혁신, 고객만족도 상승 등에서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성원 여러분의 노고 덕분에 얻은 성과"라며 "3분기 모두 고생 많았다"고 덧붙였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6조 9570억원, 영업이익 4310억원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전년(806억 영업손실)과 비교해 흑자 전환했다.
LG디스플레이가 네 자릿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23년 4분기(1320억원)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이번 실적은 계절적 성수기와 더불어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신제품 출시 효과가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이 지난달 출시한 '아이폰 17 시리즈'은 당초 인공지능(AI) 기능의 혁신을 찾아볼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출시 첫달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애플 '아이폰17' 제품 이미지 /사진 제공=애플 이에 더해 오랜 애플워치용 OLED 공급 경쟁사였던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가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사실상 독점 공급사로 올라선 점도 수익성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3분기 매출은 전 제품군에서 OLED 패널 출하가 확대되며 전분기 대비 25% 증가했다"며 "전체 매출 내 OLED 제품 비중은 계절적 성수기에 더해 중소형 OLED 패널의 신제품 출시 효과로 역대 최고 수준인 65%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LG디스플레이의 3분기 전체 제품별 판매 비중(매출 기준)은 TV용 패널 16%, IT용 패널 37%, 모바일용 패널 및 기타 제품 39%, 차량용 패널 8% 등으로 IT와 모바일용 제품의 비중이 과반을 웃돌았다.
3분기까지 집계된 LG디스플레의 누적 매출은 18조 6092억원, 누적 영업이익은 3485억이다.
4분기 역시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만큼 사실상 4년 만에 연간 흑자 전환이 유력해졌다.
프리미엄 전략 지속…정철동 "LGD만의 해자 만들자" LG디스플레이는 4분기에도 OLED의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제품 매출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효율적 운영 체계를 통해 고객 가치를 제고하고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먼저 중소형 사업은 고객과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한다.
대형 사업은 이미 검증 받은 4세대 올레드 기술력을 바탕으로 게이밍 모니터 등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하이엔드 제품 라인업을 더 확대한다.
차량용 사업은 탠덤 기술 기반의 플라스틱(P)-올레드, ATO(어드밴스드 씬 OLED), 하이엔드 저온다결정실리콘(LTPS) LCD 등 차별화된 포트폴리오와 확고한 고객관계를 바탕으로 리더십 강화에 나선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지난 1월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4세대 대형 OLED 기술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LG디스플레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 사장은 LG디스플레이만의 '해자'를 강조하며 'T·C·Q·D·R'를 경영 키워드로 전면에 내세웠다.
해자는 중세 시대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성 외곽에 설계했던 연못이나 도랑이다.
연못이 깊고 넓을수록 적이 침투하기 어려웠던 만큼 깊이 있는 혁신과 변화를 통해 경쟁자가 넘볼 수 없는 시장 우위를 확보하자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정 사장이 제시한 'T·C·Q·D·R'은 각각 △T(기술 리더십) △C(수익 구조) △Q(품질) △D( 공급 안정성) △R(고객 파트너십)을 의미한다.
먼저 T에 대해 정 사장은 "시장을 압도하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술을 키워 '기술 1등 LGD'가 되어야 한다"며 "최고경영책임자(CTO), 사업부, 생산, 품질 등 전사가 원 팀으로 힘을 모으고 AX(AI 전환)를 가속해 압도적인 기술 완성도를 갖춰가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C는 원가 경쟁력을 통해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으로 기업 생존의 필수 조건"이라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각으로 원가 개선에 도전하고 우수 사례는 빠르게 확산해 많은 부분에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Q·D·R은 기업의 기본 소양으로 이 세가지를 토대로 T와 C에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정 사장은 "시장은 지금도 혁신 변화 중이기 때문에 현상 유지는 곧 퇴보"라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치열하게 남들보다 두 배 빠르게 달려가자"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