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롯데바이오로직스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277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롯데지주·롯데홀딩스가 그룹 차원에서 참여한 이번 유증은 송도 1공장 건설 위한 대규모 자금 확보의 일환이다.
다만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이번 유증을 통한 1주당 가격이 6만원 대로 책정된 것을 고려했을 때, 기업가치는 1조원 초반 대에 그친다.
이는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기업가치의 78배 이상 차이가 나는 수준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CDMO 후발주자인 것을 감안해 봐도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그룹 차원에서 유증 등으로 투입된 자금만 1조원을 넘어서는 등 대규모 지원이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올해 기업가치 약 1조1313억원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1주당 6만9679원에 총 증자주식 수 397만8212주를 발행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주당 가격에 대해 외부평가기관 평가에 따라 산정한 가액이라고 밝혔다.
현재 비상장사인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간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적이 없다.
그러나 이번 유증을 토대로 기존 발행 주식과 유증으로 발행하는 주식 수(1225만7672주)를 고려했을 때 이 회사의 기업가치는 약 1조1313억원으로 추산된다.
올해 9월 분기보고서 기준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장부가액은 8021억원이다.
통상 보고서상 장부가액과 실제 평가받는 지분 가치의 차이가 클 수 있으나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비상장사의 경우 순자산가치는 기업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을 기준으로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평가한다.
같은기간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자산 1조8607억원, 부채 1조1521억원을 기록해 순자산가치는 7086억원 수준이다.
반면 국내 CDMO 경쟁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경우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78조3243억원에 달한다.
업력 또는 매출로 비교해봐도 글로벌 CDMO 시장에서 공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생산 규모와 기술력 측면에서도 이 기업을 단기간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는게 업계의 시각이다.
3년 만에 기업가치 4배가량 성장
국내 증시에서 1조원 이상 몸값을 인정받는 것은 쉽지 않다.
2022년 설립 당시 추산한 기업가치는 2236억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3년 만에 4배 가까이 상승한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그룹 차원의 지원도 지속되고 있다.
2022년 12월 지주사와 홀딩스로부터 2106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은 이후 현재까지 1조원 이상의 그룹 자금이 투입됐다.
조달 자금은 상당액이 공장 건립에 투입한다.
2023년 인천송도국제도시 바이오 캠퍼스 1공장 착공에 착수하면서 2030년까지 약 4조6000억원을 투자해 총 36만ℓ 항체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출 방침이다.
이 같은 대규모 투자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최근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롯데바이오로직스 부사장은 이 회사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박제임스 대표와 함께 이 회사의 각자 대표를 맡게 됐다.
롯데바이오로직스에 대규모 자금 투입이 지속되는 만큼, 바이오의약품 CDMO 사업을 위한 대규모 수주 계약을 맺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송도 바이오캠퍼스를 '바이오의약품 생산의 메카'로 육성할 것"이라며 "향후 제1공장은 최첨단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해 생산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롯데바이오로직스, 첫 외부 기업가치 공개…유증 주식 기준 1.1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