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반대했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내년 의결권을 갖는 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에 대해 상충된 의견을 내놓아서 앞으로 연준 내 의견을 통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 제공=연준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이번 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에 반대했던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그 이유로 "금리가 경제 활동을 둔화시켜 인플레이션을 낮추고 있다는 증거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슈미드는 "현재 경제는 여전히 탄력을 보이고 있고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은 수준이어서 통화정책이 지나치게 긴축적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슈미드와 함께 금리동결을 지지한 오스탄 굴즈비 시카고 연은 총재는 "9월과 10월 회의에서 금리인하에 찬성했지만 추가 인하를 단행하기 전에 특히 인플레이션 관련 데이터를 더 확인할 때까지 기다렸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장 기간 이어진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각종 경제지표 발표가 지연된 상황이다.
굴즈비는 "내년에 금리가 상당 폭 낮아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해 낙관적"이라며 관세 효과가 사라지면서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준은 금리를 3.5%~3.75% 범위로 0.25%p 인하하기로 했는데 이번 회의에서 의결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3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슈미드와 굴즈비는 동결을 선호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명한 스티븐 마이런 이사는 0.5%p의 인하를 주장했다.
세 명의 위원이 공식적으로 반대 의견을 낸 것은 2019년 이후 처음이다.
또 위원들은 경제전망요약(SEP)을 통해 내년과 2027년에 각각 한 차례의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내년 투표권을 갖는 베스 해맥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노동시장 둔화가 이번 결정을 어렵게 만들었다고 평가하는 한편 연준이 인플레이션 상승 압력에 보다 강력하게 대응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을 목표치로 되돌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내년에 투표권을 갖게 될 애나 폴슨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금리인하에 대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논리를 대체로 지지하며 향후 회의에서 모든 선택지를 열어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인플레이션 상승 위험보다 노동시장 약화에 대해 조금 더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슨은 고관세 정책 영향이 사라지고 주거 비용이 둔화되면서 내년에 인플레이션이 완화될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며 고용시장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폴슨은 최근 세 차례 회의에서의 총 0.75%p 인하가 "노동시장의 추가 악화를 방지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현재 금리 수준과 지난 긴축으로 누적된 효과로 통화정책이 "다소 긴축적"이어져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WSJ은 인플레이션 고착화와 고용 둔화 위험이 공존하는 가운데 "최근 내부 분열은 연준이 15년 넘게 겪지 않았던 딜레마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파월은 이번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단 하나의 정책 도구만 갖고 있다"며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연준은 내년 1월 말 있을 다음 회의 전까지 지연된 여러 경제 지표들을 받아보게 된다.
금리선물 시장은 다음 회의에서 추가 인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 위원들, 향후 통화정책 경로 두고 충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