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사진 =한화오션 제공
한화그룹이 호주 조선·방위산업체 오스탈(Austal)의 최대주주가 된다.
보유 지분을 9.9%에서 19.9%로 늘리는 방안이 호주 정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미국·호주 등 동맹국 현지 공급망을 확대하려는 전략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외신에 따르면 호주 재무장관 짐 차머스(Jim Chalmers)는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FIRB) 심사를 거쳐 한화의 지분 확대를 허용했다.
추가 지분 인수가 이뤄지면 한화는 기존 1대 주주(타타랑벤처스 19.28%)를 넘어 최대 주주로 올라서게 된다.
다만 승인 내용을 보면 이번 결정은 지분 참여를 확대하고 오스탈과 한화의 접점을 넓히는 단계로 풀이된다.
조건에 △지분 19.9% 초과 금지 △방산 관련 민감정보 접근 제한 △한화 측 이사회 진입(후보 추천) 시 '엄격한 기준' 적용 등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이는 국가안보와 전략산업 보호를 이유로 안전장치를 명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는 이전에도 오스탈 인수 의지를 밝혔지만, 호주 정부는 방산 조선 역량을 주권 산업으로 보고 영향력 확대에 선을 그어 왔다.
오스탈이 건조한 소형 함선 / 사진 = 오스탈 한화가 이번 거래로 확보한 것은 동맹국 해양 방산시장 진출 발판이다.
오스탈은 호주 기업이지만 미국에서도 조선소를 운영하며 미 해군에 함정을 공급하고 있다.
한화는 이미 지난해 필리조선소를 인수해 미국 내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여기에 오스탈과의 지분 연계가 더해지면 한화는 미국(필리)과 호주(오스탈) 두 축에서 해양 방산 공급망을 현지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
미국이 추진하는 조선업 부활과 해양 전력 강화 기조는 상당한 이점이 된다.
한화오션은 이에 맞춰 미 해군 MRO(유지·보수·정비) 확대, 해외 군함 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다만 지분을 19.9%까지 늘려도 한화의 지위는 '소수 지분 최대주주'에 그친다.
호주 정부가 20% 미만으로 제한한데다 이사회 진입도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스탈 측도 한화가 이사회 참여나 파트너십을 공식 제안할 경우 신중히 평가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한화 측은 조건 준수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이번 투자가 가져올 이점에 대해 항상 확신해 왔으며 회사와 이해관계자 모두의 이익을 위해 한화의 역량과 인사이트를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향후 오스탈과의 전략적 방향에 대해 생산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방산 ] 한화, 오스탈 최대주주로…미국·호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