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 백신 없는 'SFTS'…누적 치명률 18.5%
가을 야외 활동 후 고열이나 발진이 있다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사진=이대서울병원] 야외 활동이 잦아지는 가을에는 진드기를 조심해야 한다.
최근 고온다습한 기후 변화로 개체 수까지 늘면서, 진드기가 옮기는 감염병에 대한 의료계의 경고등이 켜졌다.
이대서울병원 배지윤 교수(감염내과)는 "가을철에는 농작업이나 산책, 등산, 캠핑 등 야외 활동이 늘어나는 만큼 진드기를 통한 감염병이 늘어날 수 있어 개인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며 "대표적인 진드기 매개 감염병인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예방하려면 무엇보다 진드기에게 물리지 않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가을철 발열성 질환인 쯔쯔가무시증은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한다.
매년 6000명 안팎의 환자가 보고될 정도로 흔하지만, 초기 증상이 감기몸살과 비슷해 방치하기 쉽다.
10일가량의 잠복기 후 두통, 고열, 오한, 발진 등이 나타나며, 진드기에 물린 부위에 검은 딱지(가피)가 생긴다.
배 교수는 "쯔쯔가무시증은 감염 초기에 치료를 받으면 회복과 완치가 가능하지만, 증상을 단순한 감기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가 늦어질 때가 있다"며 "야외 활동 후 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발견되거나 열흘 안에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살인진드기병'으로 불리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이다.
SFTS 바이러스를 가진 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데, 4월부터 11월까지 꾸준히 발생한다.
38도가 넘는 고열과 함께 구토, 설사 등 소화기 증상이 동반되며 혈소판과 백혈구 수치가 급격히 감소한다.
2013년 법정감염병 지정 이후 국내 누적 치명률이 약 18.5%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SFTS 환자는 2013년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이후부터 작년까지 총 2065명으로 집계됐다.
올해도 벌써 경기도에서만 지난달 10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했다.
배 교수는 "SFTS는 치료제와 예방 백신이 없고, 중증으로 진행되면 다발성장기부전, 신경학적 증상, 혼수로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야외 활동 이후에 고열이나 소화기 증상이 나타난다면 곧바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을철 야외 활동 후 ‘고열·발진’ 있다면…”진드기 전염병, 사망 위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