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
피에르 아도 지음 이세진 옮김
열린책들 펴냄
‘삶을 살아내는 방식으로서의 철학’이라는 해석을 통해 서양 고대 철학의 전모를 탐구한 책이다.
고대 철학으로부터 철학이 시작된 만큼, ‘고대 철학이란 무엇인가’를 묻는 이 책은 필연적으로 ‘철학이란 본래 무엇이었는가’라는 질문으로도 이어진다.
저자는 책의 첫머리에 다음과 같은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을 인용한다.
“우리 시대에는 철학 선생들만 있고 철학자는 없다.
” 철학 선생과 철학자를 나누는 가르마는 바로 실천이다.
저자는 말한다.
“나는 오늘날뿐만 아니라 고대에도 철학은 이론적이며 ‘개념화하는’ 활동이었음을 전적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나는 고대에는 철학자의 삶에 대한 선택이 그의 철학 담론의 근본적인 경향을 결정하고 조건화했다는 것도 믿는다.
” 이에 따르면 고대 철학, 시작점의 철학에는 오늘날 통용되는 철학의 개념이 포섭하지 못한 나머지 절반의 의미가 있었다.
세상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철학한다’는 말의 의미였으며, 철학적 담론은 이 같은 삶의 양식을 구성하는 한 부분으로 이해되었다.
서양에서 철학이 고대의 이상으로부터 유리되어 순수한 개념적·이론적·체계적 담론으로 변모한 데에는 기독교의 부상이라는 역사적 사건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기독교는 삶의 규범으로서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고, 고대 세계의 철학은 교리의 정당화를 위한 이론으로 교회에 포획되었다.
이후 교회로부터 기원한 대학이라는 체계 아래서 ‘철학의 이론화’가 지속되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저자의 작업은 단순히 “철학이란 원래 이랬다”라는 역사적 설명에 그치지 않는다.
담론은 방편이었을 뿐 인격의 성숙이야말로 고대 철학의 지향이었음을 강조한다.
그 지향이 의미하는 바는 결국 내면의 평화, 타자와의 더 나은 관계, 세계에 대한 명징한 이해다.
그리고 이 문제에서 고대인과 우리는 여전히 같은 지평을 공유한다.
이 책은 임박한 위기를 마주하는 오래된 지혜에 접근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입문서다.
‘철학한다’는 말의 의미는 무엇인가 [기자의 추천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