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가 국내 고령 당뇨병 현황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사진=헬스조선DB 8~10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제 38차 대한당뇨병학회 춘계학술대회’가 개최됐다.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제 7차 한일 공동포럼이 진행됐다.
한국과 일본의 당뇨병 연구자들이 만나 아시아 지역 당뇨병 현황을 짚어보고 치료 등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이뤄졌다.
국내 젊은 당뇨병 환자 증가 추세 고려대안암병원 내분비내과 김남훈 교수는 국내 20~30대 젊은 당뇨병 환자 증가 추세를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 젊은 성인의 발생률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젊은 당뇨병 환자는 중증도의 비만과 인슐린 저항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대개 진단 초기부터 당화혈색소, 인슐린 저항성 등이 높고 베타세포 기능이 낮은 심각한 상태를 보인다.
합병증 발생 속도가 빠르고 공격적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다.
김남훈 교수는 “젊은 당뇨병이 독특한 당뇨병 표현인지 아니면 단순 제 2형 당뇨병의 중증 양상인지 추후 밝혀낼 필요가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일본의 고령 당뇨병 대응 도쿄의대 료 스즈키 교수는 노인 당뇨병 환자 특성을 정의하고 일본 노인 당뇨병 진료지침을 소개했다.
2050년까지 전 세계 당뇨병 환자 수는 약 8억 5200만 명에 달할 전망이다.
이는 오늘날보다 45% 증가한 수치로 그중에서도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은 당뇨병 환자 수가 세계적으로 많은 지역이다.
료 스즈키 교수는 당뇨병 증가의 여러 원인 중 노화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2024년에는 당뇨병 환자 수가 가장 많은 연령대는 50대지만 2050년에는 60대로 이동하며 70대 당뇨병 환자 수는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노인 당뇨병 환자는 중증 저혈당 위험이 높으며 약물 부작용에 취약하고 인지장애, 우울증, 근감소증, 허약, 영양실조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일본당뇨병학회 조사 결과, 당뇨병 환자의 중증 저혈당이 주로 고령 환자에게서 발생했다.
2023년에 개정된 일본 노인 당뇨병 진료지침은 노인 당뇨병 관리에서 기존과 다른 접근법을 제시한다.
노인에게 저탄수화물 식단이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단되었으며 당화혈색소 수치는 진단 후 1년 차에 특히 중요하며 낮게 유지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65세 이상에서는 느슨한 혈당 조절이 적용되지만 이제 시니어들도 활발히 일상 및 사회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아 엄격한 혈당 조절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다만, 엄격한 혈당 조절이 저혈당 위험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연속혈당측정기(CGM) 등 적절한 기기를 사용해 혈당을 정밀하게 관리해야 하며 혈당 목표 범위(Time in Range, TIR)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 당뇨병 환자는 다약제 복용으로 인해 저혈당이나 낙상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처방을 단순화하고 약물 사용의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한다.
현재 SGLT-2 억제제와 GLP-1 수용체 작용제가 고령 환자에서도 우선 권장되고 있다.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지만 아직까지 이 약물들은 노인 당뇨병 환자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SGLT-2 억제제는 신장 및 심혈관 건강에 유익하며 GLP-1 역시 심혈관 건강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두 약제 중 SGLT-2 억제제가 노인 당뇨병 환자의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을 낮추는 데 더 효과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일본에서는 체질량지수(BMI)가 낮은 고령 당뇨병 환자가 많아 이러한 특성을 반영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도 지침에 반영됐다.
이는 노인 당뇨병 관리에서 개별 환자의 특성을 고려하는 맞춤형 접근이 중요함을 시사한다.
국내 노인 당뇨병 현황 이어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내분비내과 윤재승 교수가 국내 고령 당뇨병 현황을 주제로 강연했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사회에 접어들었으며 이에 따른 고령 당뇨병 환자의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했다.
전체 노인 중 약 30%가 당뇨병을 앓고 있으며 노인 당뇨병 환자의 63%가 복부비만에 해당되며 75세 이상은 65%에 달한다.
고령층의 걷기 참여 비율은 약 40%로 젊은 환자들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신체활동 수준이 꾸준히 증가 중이다.
노인 당뇨병 환자는 치매, 암, 심부전, 심방세동 유병률이 높으며 이는 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반면, 전통적인 당뇨병 합병증(허혈성 뇌졸중, 심근경색, 말기 신장질환, 당뇨병성 망막병증, 중증 저혈당)의 발생률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동반질환 중에서 만성 신장질환이 가장 높은 사망률을 기록한 질환이다.
고령 당뇨병 관리는 다양한 건강 상태와 위험 요인을 가진 노인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일반 젊은 성인에게 적용되는 관리법을 일관적으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고령 당뇨병 환자의 경우, 건강한 노인부터 심각한 허약 상태에 있는 노인까지 다양한 표현형을 보인다.
노화로 인해 인슐린 저항성, 근육량 감소, 염증 반응 증가 등 대사적 변동성이 점차 커진다.
고령 당뇨병 환자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맞춘 개별화된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윤재승 교수는 “고령 환자의 건강 상태를 기준으로 위험도를 분류하고 이에 따른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재승 교수 연구팀은 고령 당뇨병 환자를 네 가지 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위험군에 따른 혈당 관리 필요도를 제시했다.
고위험군은 저위험군보다 사망 위험이 아홉 배 높았다.
MODY 당뇨병 원인 분석 이뤄져 일본 시가종합병원 다이스케 다나카 교수는 다양한 유전자 변이가 MODY(Maturity-Onset Diabetes of the Young)와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MODY는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는 희귀한 형태의 당뇨병으로 전체 당뇨병 환자의 약 1~2%를 차지한다.
주로 30세 이전에 발병하며 가족력이 있는 경우가 많다.
단일 유전자 돌연변이로 인해 발생하므로 정확한 유전자 분석을 통해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MODY의 주요 원인 유전자로는 HNF1A, HNF4A, GCK 등이 있으며 이들 유전자에 변이가 있을 경우 인슐린 분비에 이상이 생겨 당뇨병이 발생한다.
MODY 환자들은 제1형 또는 제2형 당뇨병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HNF1A-MODY 환자들은 설폰요소제에 잘 반응하며 인슐린 치료 없이도 혈당 조절이 가능하다.
다이스케 다나카 교수는 “동아시아 인구에서 MODY의 진단과 치료는 여전히 도전 과제”라며 “일본당뇨병학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경성 당뇨병 연구위원회를 설립해 동아시아인을 위한 새로운 진단 방법 개발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고령 환자 맞춤형 치료 필요성 대두 한일 공동포럼을 마무리하며 일본에서 자국의 당뇨병 양상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지속적으로 산출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받았다.
도쿄대 의과대 스즈키 켄 교수는 “대학병원과 J-DREAMS(일본 당뇨병 등록 시스템) 데이터를 기반으로 매년 새로운 자료를 반영해 가이드라인을 최신화하고 있다” 말했다.
국내에서도 당뇨병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체계적이고 실효성 높은 데이터 기반 접근을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우리 사회가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지금, 노인 당뇨병 환자의 다양한 건강 상태와 위험 요소를 고려한 맞춤형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환자 위험도 세분화, 맞춤형 치료, 노인 친화적 디지털 도구 개발이 중요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초고령사회’ 접어든 亞 국가들… 고령 당뇨병 환자 맞춤형 관리 시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