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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 주치의
“정신건강도 신체 건강만큼 중요합니다.
” 최근 어린이보험 시장에서는 아이들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도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 19 이후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 학업 스트레스, 학교 부적응 등의 요인으로 인해 아동 정신건강 관련 지난해 보험금 청구가 2023년 대비 35% 이상 증가하는 등, 정신건강 이슈가 새로운 보장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틱장애, 자폐, 우울증 등 소아 정신질환 관련 특약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기반 건강 모니터링, 치아·정신 건강보장, 실손보험과 어린이보험의 조합 등 맞춤형 보장이 확대되면서 부모들은 자녀의 성장 단계별로 필요한 보장을 더욱 세밀하게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
어린이보험은 자녀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질병이나 상해, 사고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보통 태아에서부터 출생 후 만 15세까지 가입할 수 있으며, 임신 중의 태아 또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보장 상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태아보험은 어린이보험에 ‘신생아 특약’을 추가하는 보험이다.
선천적인 질병이나 저체중아, 조산 등 임신·출산과 관련된 위험을 보장하는 특약이 추가된 구조이며, 임신 22주 이내에만 가입이 가능하다.
반면 출생 후 일정 기간이 지나면 일반적인 어린이보험으로 가입할 수 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태아보험이라면 신생아 특약을 고액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고령 산모가 늘면서 미숙아의 비율도 올라가고 있다.
통계청의 2023년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전체 출생아 중 저체중아(부당경량아) 출생은 1998년 3.5%에서 2023년 7.7%로 25년간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고위험 산모도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가장 많은 모성 사망 원인 중 하나인 임신중독증 환자가 2016년에는 8112명에서 2023년에는 1만3228명으로 7년간 약 63% 증가했다.
조산아의 경우 뇌를 비롯해 모든 장기가 미성숙한 채 태어나는 경우가 많다.
흔히 첫 출산이 순조로웠던 부모가 둘째 아이 출산 시에는 보장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산모 나이가 올라가면서 위험이 더 커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보험료가 부담된다면, 아이 출산 후 건강 상태에 따라 일부 특약을 조정할 수 있다.
유아기에서 초등 저학년기까지는 신체적 성장과 함께 활동량이 급격히 증가하는 시기로, 각종 사고와 외상의 위험이 크다.
먼저, 골절·외상 치료 특약은 반드시 포함해야 할 보장이다.
놀이터에서 뛰어놀다 다치거나 자전거, 킥보드, 체육 활동 중에 생기는 골절 사고는 아동기에 매우 빈번하게 발생한다.
골절 진단비는 물론 수술, 입원, 물리치료까지 연계된 특약이 있다면 치료비 부담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
이와 함께 치과 및 안과 보장도 고려해야 한다.
유치에서 영구치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충치나 부정교합, 치아 손상 빈도가 높아지고, 외상으로 인한 치아 치료 역시 필요한 경우가 많다.
활동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눈 부상이나 시력 문제 역시 어린이보험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영역이다.
또 최근에는 정신건강 관련 특약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아동·청소년기 정신건강 문제는 초기에는 눈에 띄지 않지만, 학령기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ADHD 진료 인원은 2019년 7만2452명에서 2023년 20만1251명으로 약 3배 가까이 급증했다.
또한 아동·청소년의 우울·불안 장애 진료 인원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8년 우울증 진료를 받은 아동·청소년은 3만190명이었으나, 2023년에는 5만3070명으로 약 75.8% 늘었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스트레스 문제가 아니라, 본격적인 진단과 치료가 필요한 정신건강 문제로 접근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황을 고려한다면, 어린이보험 설계 시 정신건강 관련 보장도 빠짐없이 챙기면 좋겠다.
ADHD, 틱장애, 자폐 스펙트럼, 학습장애, 언어발달지연 등 다양한 발달 장애에 대한 진단비 특약과 정신건강 치료, 입원비 보장 특약 등이 있다.
10대 중반 이후 학령기 아이라면 어린이보험도 ‘어린이답지 않게’ 설계해야 한다.
가입해 둔 태아보험 혹은 유아기에 가입한 어린이보험에 이 시기의 위험의 종류와 크기를 잘 반영하고 있는지 점검이 필요하다.
10대 중반부터는 단순히 키 크고 몸이 자라는 시점이 아니라, 정서적으로 민감하고 학업과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 지수가 높아지는 시기다.
학업 스트레스, 친구 관계, 자기 정체성 형성 등 여러 심리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울, 불안, 스트레스 장애, ADHD 등이 나타나기 쉽다.
또 성인과 유사한 중대 질병 보장도 챙겨봐야 한다.
특히 소아암을 제외한 일반 암, 뇌질환, 심장질환 같은 보장을 어린이보험 내에서도 충분히 설계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 들어 젊은층 유방암, 백혈병, 뇌종양, 심근염, 부정맥 등 조기 질병 발병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가족력이 있거나 면역체계가 약한 경우에는 더욱 주의가 요구된다.
어린이보험은 30세 만기, 100세 만기 등 가입 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만기가 길수록 보장 기간이 늘어나 평생 안정적인 보장이 가능하겠지만, 보험료 부담도 커진다.
반면 30세 만기는 초기 보험료 부담은 줄일 수 있지만, 가입 기간에 건강 문제가 발생하면 30세 이후 새로운 건강보험 가입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어떤 만기가 더 좋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보험료 면에서 100세 만기일 경우 가입 시점의 보험료는 높아도, 보장 기간을 따지면 총 납입금액은 오히려 합리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30세 만기를 선택한 경우에는 아이가 30세가 되는 시점에 100세 보장에 새롭게 가입해야 하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새로운 기능이 탑재된 신상품이 등장하는 만큼, 선택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
다만 이때 보험료 인상 가능성은 고려해야 한다.
어린이보험은 단순히 ‘싸게’ 또는 ‘크게’ 가입할 것이 아니라, 자녀의 성장 과정과 예상되는 건강 위험을 기준으로 ‘균형 잡힌 설계’를 하는 것이 핵심이다.
초기에는 충분한 보장 중심으로 가입하되, 아이가 자라면서 건강 상태나 생활 환경 변화에 따라 일부 특약을 정리하거나 조정하는 유연한 유지 전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홍승희 머니랜턴 대표
초등생 우리아이 ‘외상 특약’ 선택 아닌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