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예상치 1.9% 훨씬 뛰어넘어 주말 미중 협상 앞두고 깜짝 발표 수출용 자동차들이 지난달 29일 중국 동부 장쑤성 난징의 한 항구에 세워져 있다.
난징=AFP 연합뉴스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어 8.1% 급증했다.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이 급감했지만, 발효 직전 '밀어내기'와 동남아시아를 통한 우회 수출 등으로 인해 이 같은 수치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
9일 중국의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4월 수출액이 달러화 기준 지난해 같은 달보다 8.1% 증가한 3,156억9,000만 달러(약 442조 원)를 기록했다고 발 표 했다.
수입액은 같은 기간 0.2% 감소했는데, 3월(-4.3%)에 비해 감소폭이 줄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은 수치다.
전날 로이터통신은 경제학자 32명에게 물은 결과 지난달 중국의 해외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9% 증가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이 역시도 지난달 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45% 대(對)중국 관세' 발효 직전에 이뤄진 물량 밀어내기 효과를 감안한 수치였다.
관세 발효를 앞두고 미국 수입업체 측의 수요로 인해 3월부터 4월 초까지 중국 수출 업체들은 전력을 다해 미국으로 물건을 발송했다.
하지만 '트럼프 관세' 여파로 대미 수출은 전년 동월비 21%나 감소했다.
대신 동남아시아를 경유한 우회 수출이 그만큼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내 10개국으로의 수출은 21% 증가했고, 특히 베트남으로의 수출은 22.5% 증가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8% 증가했다.
다만 중국도 미국 상품에 125% 맞불 관세를 부과함에 따라 미국산 제품의 수입은 14% 가까이 감소했다.
이번 수치는 주말 스위스에서 열리는 미국과의 첫 고위급 무역 회담에 앞서 나왔다.
중국의 '경제 실세'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는 이날 스위스로 출국해 10, 11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관세 전쟁 후 처음으로 대면 협상을 갖는다.
전날 공개 석상에서 허 부총리는 "올해 중국 경제가 좋은 출발을 했다"고 낙관했다.
관세 전쟁 후 미국 경제는 올해 1분기 역성장(-0.3%)했지만, 중국은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성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본격적인 관세 전쟁의 여파는 이달 성적표부터 반영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미국 관세로 인한 피해가 4월 무역 데이터에 나타나지 않은 것은 제3국을 통한 환적이나 관세 발표 전에 체결된 무역 계약의 영향 때문으로 보인다"는 장즈웨이 핀포인트 자산운용 대표의 분석을 전했다.
그는 "향후 몇 달 동안 무역 지표가 점차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