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연구팀이 쥐의 뇌 조직에 확대 현미경과 형광 염료를 적용해 세밀한 관측이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Nature 제공.
뇌 회로가 어떻게 연결돼 있는지 해독하는 일은 신경과학의 난제 중 하나다.
뇌 안의 작은 세포들을 샅샅이 살펴볼 수 있는 방법이 제시됐다.
바로 뇌 조직의 크기를 키워 관찰하는 방법이다.
요한 G. 단즐 오스트리아 과학기술연구소 교수 연구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뇌를 확대해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적용하고 연구 결과를 7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뇌 조직 1㎣ 크기에는 수천 개의 미세 신경세포와 수백만 개의 시냅스(신경세포 접합 부위)가 포함돼 있다.
뇌의 작동 메커니즘을 관찰하기 쉽지 않다.
연구팀은 작은 세포 구조를 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신 세포 크기를 키워 관찰할 수 있는 방식을 제안했다.
지금까지 과학자들은 뇌 세포를 관찰하기 위해 뇌 조직을 절단기로 얇게 자르고 전자 현미경으로 전자빔을 쏘아 세포 내 미세구조를 지도화했다.
이 방식은 비용이 많이 들고 각 신경세포의 고유한 특징을 식별할 수 없다.
연구팀은 뇌 조직 샘플을 젤 물질에 내장해 크기를 팽창시킨 뒤 관찰할 수 있는 ‘확대 현미경’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뇌 조직을 젤 물질인 하이드로겔에 넣은 뒤 물을 부으면 사방으로 부풀어 오르면서 뇌 조직이 팽창하게 된다.
연구팀이 쥐의 뇌 조직을 하이드로겔에 넣어 팽창시키자 뇌 조직은 원래의 세포 구조와 비율을 유지하면서도 16배 확장되는 변화를 보였다.
전통적인 광학현미경으로도 명확하게 관측이 가능한 수준이다.
연구팀은 형광 염료를 사용해 팽창된 신경세포 단백질과 정보 전달 역할을 하는 분자들에 라벨을 붙였다.
그 다음 딥러닝 알고리즘을 사용해 쥐의 뇌 피질 영역을 3차원으로 재구성했다.
이 방법은 20nm(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세부 영역들까지 볼 수 있는 방법으로 개별 시냅스를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비용 효율적이면서 강력한 이번 세포 관측 방법은 뇌 회로를 분자 단위에서 지도화하는 문을 열어줄 것”이라며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뇌 질환이 어떻게 발생하는지 이해하는 속도를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참고 자료>
doi.org/10.1126/science.z3dpawq
뇌 조직 16배 확대하니 세부 관측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