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수학 문제를 풀며 어려움을 겪는 로봇을 관찰하고 있다.
로봇의 실패를 관찰한 학생들의 개념적 이해도가 일반적인 지식 전달 방식의 수업보다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Chen et al.(2025)/Science Robotics 제공 수업 중 '로봇 학우'가 수학 문제를 풀다가 실패하는 모습을 관찰하자 학생들의 학습 성취도가 높아졌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소리 내어 책을 읽을 때 느끼는 불안감을 로봇이 완화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용 로봇이 기존 수업 방식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고도 학습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성이 제시된 것이다.
류칭 첸 중국 저장대 컴퓨터과학기술부 교수팀은 중학교 교실에 인간형 로봇을 도입해 학생들의 학습 효과를 높이는 데 성공하고 연구결과를 10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공개했다.
'생산적 실패(PF)' 이론에 따르면 문제 해결 과정에서 실패를 경험한 학생들은 심층적 사고가 자극돼 지식 습득 효과가 더 뛰어나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능력 범위를 벗어난 문제에 도전하는 과정 자체가 학생들에게 심리적 부담을 준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인간형 로봇의 실패 과정을 관찰하는 것이 학생들의 학습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설계했다.
중학교 수학 수업에서 로봇 실패 관찰, 학생 개인의 생산적 실패 경험, 일반적인 지식 전달 방식 등 세 가지 교수법을 시행하고 학습 성취도를 비교했다.
로봇은 수학 문제를 풀면서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자연스러운 행동을 모방했다.
인간형 로봇이 학생들 사이에 앉아있는 모습. Chen et al.(2025)/Science Robotics 제공 실험 결과 로봇의 실패를 관찰한 학생들의 개념적 이해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로봇과 2주간 지낸 후 로봇에 대한 관심도가 줄어든 시점에서 추가로 검증한 결과에서도 로봇 실패 경험 관찰의 효과는 유지됐다.
연구팀은 "로봇의 실패를 관찰하는 것이 직접 실패를 경험하는 것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의 지식 습득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며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교육에서 사회적 로봇의 가치를 강조하는 연구결과"라고 밝혔다.
로렌 라이트 미국 시카고대 연구원팀은 교육용 로봇이 어린이들의 '소리 내어 책 읽기' 활동의 불안감을 완충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연구결과를 같은 날 사이언스 로보틱스에 공개했다.
시카고대 연구팀은 8~11세 어린이 52명을 대상으로 각각 인간과 로봇을 향해 소리 내어 책을 읽도록 하고 목소리의 떨림 정도와 심박수, 얼굴 온도 등을 측정했다.
그 결과 로봇을 향해 책을 읽고 피드백을 받는 어린이는 목소리 떨림이 줄어드는 등 불안감이 낮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아이들이 사람 앞에서 실수할까 봐 걱정하는 대신 눈앞의 학습 내용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로봇 도입은 교육 분야 외에 의료 상담 등에서도 사용자의 편안함을 유도해 참여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126/scirobotics.adu5257 - doi.org/10.1126/scirobotics.adu57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