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도 정부에 전공의 목소리 반영 요구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 출범식이 열리고 있다.
 전공의노조 제공.
전공의들이 전국 단위 노동조합을 공식 출범하고 '전공의 혹사의 대'를 끊겠다고 밝혔다.
 같은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정부에 전공의 목소리를 반영해달라고 요구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전공의노조)은 14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회관에서 전공의노조 출범을 선언했다.
 전공의노조는 지난 2주간 3000여명의 조합원이 조직됐다고 이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출범식에서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며 인간이자 노동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청준 전공의노조 위원장은 “우리는 의사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노동자”라며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비인간적 노동시간을 단축하라”고 덧붙였다.
 전공의가 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인정받으려면 전공의법을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전공의노조는 근로기준법과 전공의특별법이 무시된 근로 환경에서 전공의들이 값싼 노동력으로 소모돼왔다고 지적했다.
 교육권과 인권이 박탈된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최우선 3대 목표를 제시했다.
 적절한 노동 시간 및 인당 환자 수 확보, 전공의 안전을 위한 조치 강구, 부당 노동과 부조리 근절을 위한 법적 제도 확보 등 3가지다.

전공의노조가 요구하는 8대 요구사항은 주 72시간 근무시간 시범사업 준수 및 확대, 전공의 1인당 환자 수 제한, 임신·출산 전공의 안전 보장, 방사선 피폭 대책 마련 및 준수, 근로기준법에 따른 휴게시간 보장, 연차 몇 병가 보장, 폭언 및 폭행 근절, 전공의법 개정안 제정 등이다.

이날 대전협도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수련 혁신 과정에 전공의 의견을 반영해달라고 밝혔다.
 한성존 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우리가 바라는 것은 환자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근로 환경, 치열한 수련 과정을 마쳤을 때 역량 있는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뒷받침”이라며 “정부가 추진하는 수련 혁신 과정에 수련 당사자인 전공의 목소리가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협은 의료사고 관련 법적 부담도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뇌성마비 진단을 받은 아기의 출산을 담당했던 산부인과 의사 2명이 불구소기소된 건과 관련 한 비대위원장은 “당시 전공의였던 의사에게도 6억5000만원의 배상 판결 책임이 부과되고 형사 기소까지 이뤄졌다”며 “전공의 시절 불가피하게 맡았던 고위험 의료행위로 수년이 지난 뒤 민형사 재판에 휘말리는 현실은 전공의들을 절망과 두려움에 머물게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