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 저하 환자만 혈액검사 연계해 불필요한 검사 줄여"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을 위해 동네 병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인지검사가 개발됐다.
알츠하이머병을 나타낸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가장 흔한 치매 원인인 알츠하이머병 조기 진단을 위해 동네 병의원과 같은 1차 의료기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인지검사가 개발됐다.
기억력 저하 환자를 초기에 가려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혈액검사와 연계하면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더 정밀하게 판별할 수 있어 조기 치료 결정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오스카 한손 스웨덴 룬드대 교수 연구팀은 환자가 의료진 개입 없이 스스로 수행할 수 있는 디지털 기반 알츠하이머 조기 선별검사 ‘바이오코그(BioCog)’를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15일(현지시간) 게재됐다.
한손 교수는 “이번에 개발된 검사법은 초기 진료 단계에서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는 환자를 정밀하게 선별해 혈액검사로 이어지도록 돕는다”며 “1차 의료기관이 대형 의료기관만큼 긴 시간과 자원을 들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조기 진단을 가능케 하는 보완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코그 검사는 태블릿 PC를 활용해 환자가 개별적으로 진행한다.
10개 단어를 외우고 기억하는 능력, 정보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능력, 날짜와 요일을 맞히는 지남력, 일정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단어를 떠올리는 지연 회상, 30개 단어 중 앞서 외웠던 단어를 고르는 재인 능력 등을 평가한다.
기존의 지필 검사로는 확인하기 어려웠던 반응 속도나 화면 터치 시간 같은 세부 변수까지 측정해 보다 정밀한 결과를 얻는다.
검사에서 인지 기능 저하가 확인되면 뇌 신경세포 손상을 나타내는 인산화 타우(p-tau) 단백질 수치를 측정하는 혈액검사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여부를 판별한다.
인산화 타우 단백질은 뇌에서 신경세포를 안정시키는 단백질이다.
알츠하이머병이 진행되면 비정상적으로 변형·축적돼 신경세포 손상을 일으키는 지표로 사용된다.
연구팀은 스웨덴 내 223명과 403명으로 구성된 두 환자 그룹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검사 정확도를 검증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바이오코그 검사가 조기 단계에서 인지 저하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데 높은 신뢰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현재 알츠하이머 혈액검사는 대학병원 등 대형 의료기관에서만 시행할 수 있어 모든 환자에게 적용되기 어렵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디지털 검사법으로 선별한 환자에게만 혈액검사를 실시하면 진단 효율성과 정확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바이오코그 검사는 15~20분 남짓의 짧은 진료 시간에도 인지 저하 원인을 효과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만큼 편의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번 검사는 실제 의원을 찾은 환자군을 대상으로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디지털 검사와 혈액검사를 함께 활용하면 알츠하이머병 진단의 정밀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 자료>
- doi.org/10.1038/s41591-025-03965-4
동네 병원서 15분만 투자하면 치매 진단…디지털 인지검사 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