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 '당원 50%·국민 50%' 경선 룰 두고 이견
金 측 "무소속-국힘 후보 대결인 만큼 '역선택' 열어두자"
韓 측 "이재명이 국민의힘 후보 선출하는 꼴…절대 불가"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오른쪽)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서울 국회 사랑재에 위치한 커피숍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세 번째 단일화 협상을 추진했지만 약 30분 만에 '빈손 회동'으로 끝났다.
대선 입후보 마감일(10~11일)이 임박한 가운데 양측은 단일화 여론조사 관련 '역선택 방지 조항'과 '당원 50%·국민여론조사 50%' 경선 룰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두 후보 측 관계자는 9일 오후 8시30분부터 국회 본청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 주재로 '2+2' 비공개 실무협상을 진행했다.
김 후보 측에서는 김재원 비서실장 등 2명이, 한 후보 측에서는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 2명이 참석했다.
당 지도부에서는 이양수 사무총장과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참석했다.
김 비서실장은 협상이 재개된 지 약 20분 만에 협상장에서 나와 취재진에 "한 후보가 전 국민 앞에서 단일화 방식 관련 절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그 말을 믿고 와서 몇 가지 원칙을 제시했다"며 "저는 비교적 합리적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 측은 단일화 방안으로 ARS 여론조사를 제안했다.
또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진행하는 만큼 정당 지지 여부 등을 묻지 않는 방안을 제시했다.
국민의힘 소속 후보와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를 진행하는 만큼 당원 및 지지층의 지지 여부만으로는 어느 후보가 더 적합한지 판단이 어렵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나 한 후보 측은 해당 제안에 반대했다.
김재원 비서실장은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자신의 주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한 발짝도 협의하지 않겠다고 언성까지 높였다"면서 "정당 지지 여부를 묻지 않고 설문을 구성하자고 했는데 (한 후보 측이) '그건 안 된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럼 뭘 일임하겠다는 건가"라고 지적했다.
김 비서실장은 '정당 지지를 묻지 않으면 다른 조건을 다 받아들일 것인가'란 질문에 "다른 조건이 합리적, 공정한 수준의 조사라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상대방(한 후보 측)은 대안이 없다.
협상할 의지가 없다"고 꼬집었다.
김 후보 캠프는 협상 결렬 이후 입장을 내고 "(한 후보 측은) 협상에 임할 때는 자신들의 협상안 하나만을 들고 나와 이를 고집하는 거짓된 태도를 보였다"며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 수수방관하고 있을 뿐이었다.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비판했다.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 측의 손영택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오른쪽)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재개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측과의 단일화 협상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한 후보 측 손영택 전 비서실장은 역선택 방지 조항 제외를 두고 "무소속이 아니라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단일화"라며 "절대로 국민의힘이 지지하는 국민과 당원들이 동의할 수 없는 방법"이라고 반박했다.
손 비서실장은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국민의힘 후보를 선출하는 방법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었다"면서 "(그러한) 단일화 방법이 아니라면 김 후보가 제안한 어떤 방법이라도 동의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후보 측이 제안한 방식은 국민의힘 경선 룰인 '당원 50%·국민여론조사 50%'이었지만 김 후보 측은 '국민여론조사 100%'를 주장했다고 한다.
관련해 손 비서실장은 "저희가 생각하는 가장 공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은 김 후보가 경선 때 승리하셨던 방법(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 합산)을 전적으로 존중하겠다고 말씀드린다"며 "김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방식을 말씀드렸는데 (제안을) 받지 않아 결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후보가 입당을 하면 되는 것인데 왜 하지 않는가'란 질문엔 "'(한 후보가) 단일화가 될 경우 입당하겠다'고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고 답했다.
이러한 흐름에서 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양측은 이날 오후 10시30분 협상을 재개할 방침이다.
한편 협상 과정에서 당 차원에서 중재가 없었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 후보 측이 제기한 '당이 협상을 중재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주장에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당 입장에선 일단 두 후보의 협상이 우선이라고 본다"며 "당에서 중재하는 것은 적절치 않고 어쨌든 후보 양쪽이 다 합의해서 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해명했다.
김문수-한덕수 3차 회동 30분 만에 결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