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더해진 구독경제 파헤친 전호겸의 《강제 구독의 시대》
강제 구독의 시대|전호겸 지음|베가북스 펴냄|280쪽|1만9800원
"구독경제는 기업에 안정적인 매출을 보장하고, 소비자에게는 경제성, 편리함, 맞춤형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구독경제는 더욱 진화하고 있다.
구독은 개인의 취향이 아니라, 설계된 전략의 결과다.
한마디로 AI 시대의 구독경제는 기업의 생존 및 지속 성장 전략이자, 소비자에게 좀 더 합리적이고 지속적인 혜택과 편리함을 제공하는 새로운 소비 기준인 것이다.
"
이제 구독은 특정 범위에 국한되지 않는다.
AI, 가전, 모빌리티, 헬스케어, 인공위성, 심지어 지역 소상공인 서비스까지 모든 산업이 '구독화'되고 있다.
이런 현실을 일찍이 간파해 '구독경제 전문가'로 통하는 전호겸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장은 최근 《강제 구독의 시대》를 펴내며 기업뿐 아니라 소비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정리했다.
"5년 전 《구독경제: 소유의 종말》을 썼을 때, 나는 구독경제를 희망이라고 보았다.
이번에는 그 그림자를 보았다.
강제 구독, 구독플레이션, 구독깡, AI 구독 편향, 구독 피로.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구독으로 인해 초양극화의 위기를 맞닥뜨리고 있다.
이에 대한 분석과 설계가 필요하다.
"
기술의 발전과 함께 나타난 구독경제의 핵심 구조를 낱낱이 파헤치던 전 센터장은 이 시대 소비의 구조적 변화에 천착한다.
그래서 이번 책은 경제서를 넘어 사회문화 비평서로 읽힌다.
AI 시대 구독경제의 확산이 어떻게 일상의 자유를 침식하는지 분석하는가 하면, 편리함 이면에 감춰진 권력과 통제 구조까지 속속들이 밝혀낸다.
전 센터장의 문제의식이 더해지면서 구독이라는 시스템은 단순한 서비스 모델이 아닌 '디지털 시대의 통치 장치'로서 분석 대상이 된 것이다.
전 센터장은 "클릭 한 번이면 시작되지만, 끝내는 데는 열 번의 클릭이 필요하다"며 해지하는 데 불편함을 주는 그 너머에 있는, 구독이 가진 비대칭적 권력 관계를 설명한다.
또 그는 우리가 '소유' 대신 '접속'을 택하면서 겪는 감정의 변화에도 주목한다.
"한때 소유는 자유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점점 더 많은 것을 빌려 쓰며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무언가를 책임질 권리도, 거부할 권리도 잃고 있다.
"
이는 곧 '구독하는 인간'의 탄생, 즉 개인이 점차 기술 플랫폼에 종속되는 과정을 가리킨다.
물론 전 센터장은 구독 모델 자체를 악으로 보진 않는다.
오히려 유연성, 접근성, 지속적인 업데이트 등 구독 모델의 장점을 인정하며, 문제는 구독 그 자체가 아니라 구독을 둘러싼 불투명한 설계와 일방적 조건이라고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구독 윤리'를 제안하는 전 센터장은 사용자 중심 설계, 알기 쉬운 해지 절차, 자동 갱신 고지 등 최소한의 기준을 사회적으로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구독이 일상이 된 시대에, 더 중요한 것은 '취소할 권리'다.
"
"일상이 된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