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 기자 underdog@sisajournal.com] 장 초반부터 급락…7개월 만에 매도 사이드카 발동 개인, 2조원 넘게 순매수하며 방어…4004.42에 마감 코스피가 급락한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연합뉴스 코스피가 미국발(發) 인공지능(AI) 거품론에 3900선이 무너졌으나 낙폭을 줄이며 4000선을 회복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117.32포인트(2.85%) 하락한 4004.42에 거래를 마쳤다.
2거래일 연속 내림세다.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66.27포인트(1.61%) 내린 4055.47로 출발했다.
이후 장 초반 패닉셀(공포에 따른 투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4000선이 무너졌다.
지수가 급락하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전 9시36분 기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를 발동했다.
사이드카는 선물시장의 급등락이 현물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로 코스피200선물이 전일 종가 대비 5% 하락이 1분간 지속될 경우 발동된다.
10시26분에는 코스닥 매도 사이드카도 발동했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각각 7개월과 15개월 만이다.
사이드카 발동에도 지수 하락은 멈추지 않았다.
오전 10시30분께는 6% 이상 급락하며 코스피 지수가 3867.81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급락세를 막은 건 개인 투자자였다.
이날 개인은 홀로 2조5945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며 낙폭을 방어했다.
개인이 하루 2조원 가까이 사들인 것은 지난 8월1일 1조9237억원 순매수 후 약 3개월여 만이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2조5168억원, 1053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차익 실현 매물을 대거 쏟아냈다.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오후 들어 낙폭을 줄였고, 마감 직전 4000선을 회복하며 이날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는 뉴욕증시의 조정 여파가 강하게 영향을 미쳤다.
간밤 뉴욕증시는 AI 관련 종목이 고평가됐다는 경고음이 커지면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이에 나스닥 종합지수를 비롯해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증시 결과를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 때문이라 보고 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1998∼1999년 코스피 단기 가격 조정도 평균 -12%로, 강세장에서도 생각보다 강한 가격 조정이 발생한 경험이 있다"면서 "코스피 12개월 예상 순이익은 285조4000억원으로 10주 연속 상승했고 유동성 장세는 이익 추정치 변화가 중요하다는 점을 감안 시 강세장 기조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