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후 영남본부 기자 sisa536@sisajournal.com]
삼성CS "개인적 호의였을 뿐" 해명…동대표 "명백한 뇌물" 반박
지난 10월13일 삼성CS 소속 관리소장(왼쪽)이 김해 대단지 아파트 동대표(오른쪽)에게 백화점 상품권 50만원어치를 건넸지만 해당 동대표가 이를 거부하며 다시 돌려주고 있다.
©독자제공
김해의 한 대단지 아파트에서 관리업체 직원이 입주자대표에게 백화점 상품권을 건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관리업체는 "개인적 호의였다"고 해명했지만, 입주자대표는 "업체 재계약을 앞두고 벌어진 뇌물"이라며 경찰에 신고했다.
5일 아파트 입주민들과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단지를 관리하는 삼성CS 소속 관리소장 변아무개씨는 지난 10월13일 입주자대표회의 소속 동대표 13명 가운데 한 명에게 백화점 상품권 50만원어치를 건넸다.
당시 입주자대표회의는 내년 2월로 만료되는 관리계약의 재계약 여부와 입찰 방식 등을 논의하던 시점이었다.
관리소장이 상품권을 건네는 장면은 동대표가 근무하는 장소의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다.
해당 동대표는 "소장이 상품권을 던져 놓고 갔고, 저녁 근무 마치고 다시 상픔권을 소장의 사무실에 갖다 놓고 왔다"며 "업체 선정과 관련된 명백한 뇌물이라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취재진은 이에 대한 해명을 듣기 위해 관리소장에게 연락했으나, 관리소장은 전화를 받자마자 통화를 종료했다.
대신 삼성CS 관계자는 "추석을 맞아 전 동대표에게 5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전달한 것은 사실"이라며 "해당 관리소장이 특정 동대표에게 50만원을 건넨 것은 개인적인 판단이었고, 상대가 경제적으로 어렵다고 들어 동생처럼 생각해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논란이 커진 만큼 사실관계가 확인될 때까지 관리소장을 대기발령 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동대표는 "한 달에 1000만 을 버는 사람인데,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유로 돈을 줬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관리계약 연장을 앞두고 벌어진 부적절한 금품 제공 행위"라고 반박했다.
논란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사건 직후인 지난달 23일, 아파트 입주민 4300세대 전원에게 '조합 번호'로 발신된 익명 문자가 발송됐다.
문자에는 해당 동대표가 '특정 업체와 사전 접촉하는 불법 행위를 하고 있다'며 "삼성CS는 성실히 업무를 수행해왔지만 동대표가 다른 업체를 밀어주려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 아파트는 지난 2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며, 아직 준공이 완료되지 않아 현재는 조합이 운영 중이다.
발신자는 자신을 밝히지 않은 채 해당 동대표가 "공동주택관리법을 위반했고 즉시 사퇴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아파트의 관리계약은 올해 2월 입주와 동시에 체결돼 내년 2월 만료될 예정이다.
입주자대표회의는 10월 회의에서 차기 위탁관리업체 선정 방식을 논의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을 토대로 삼성CS 관리소장의 배임 여부를 조사 중이다.
해당 동대표가 백화점 상품권 봉투를 관리소장 책상에 돌려놓고 찍은 사진©독자제공
"업체 선정 앞두고 상품권 50만원"…김해 아파트 관리소장, 동대표에 금품 전달 논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