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도입시 생산원가 53% 절감
직업전환·신규 일자리 우선 준비대한민국 산업 수도 울산이 ‘인공지능(AI) 로봇 공포’에 휩싸였다. 현대자동차가 개발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의 압도적인 경제성이 확인되면서, 자동차 산업 의존도가 높은 울산 지역 경제에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현대차 노조와 울산시 등에 따르면 현대차 한국 공장의 인건비는 시간당 약 5만원에 달하는 반면, 로봇 ‘아틀라스’의 시간당 가동비는 단돈 1453원에 불과하다. 로봇을 현장에 투입할 경우 차량 생산 원가의 53%를 절감할 수 있다는 파격적인 분석이 나온다.
현장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진보당 울산시당이 지난 1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노동자 5425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노동자 10명 중 8명(80.9%)이 로봇 도입에 따른 고용 위기를 체감한다고 답했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는 제조 현장의 무인화가 가져올 파장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소식지를 통해 “사측이 AI 로봇을 투입해 인간을 생산 현장에서 배제하려 한다”며 “노사 합의 없이 단 한 대의 로봇도 허용할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또 제조 현장의 무인화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을 지적했다. 노조는 “인간이 로봇을 만들고, 그 로봇이 다시 로봇을 만들어 일자리를 대체한다면 결국 소비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악순환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울산의 숙련노동자 3만5000여명이 로봇으로 대체될 경우 노동자 가족의 가계 소득 급감에 따른 지역 상권 몰락, 이른바 ‘데드 스파이럴(죽음의 소용돌이)’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핵심 상업지인 삼산동을 비롯해 주요 상권의 빈 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실직이 발생하면 소상공인들에게 미칠 영향을 가늠하기 어렵다. 또 일자리를 잃은 숙련공과 청년층이 도시를 떠나면 인구 소멸 위기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울산시는 로봇 도입이라는 시대적 흐름을 거스르기는 어려운 상황에서 속도와 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노동자 소외와 지역 경제 위축을 막기 위한 ‘고용 안전망 강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22일 “고용안정 선제대응 패키지를 통해 직업 전환 교육을 지원하고, AI 데이터 센터 건립으로 신규 일자리를 창출해 제조직 감소에 따른 충격을 상쇄하는 방안을 우선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