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반도체 세수 활용 방안 발표
청년·지방 등 4개 계정 꾸려 활용
교부금 학령인구 변화 반영키로 정부가 반도체 호황으로 급증한 세수를 활용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한다. 구체적인 기금 규모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00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내국세의 20.79%를 초·중등 교육에 배분하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연동 구조는 55년 만에 폐지됐다.
기획예산처, 교육부, 행정안전부 등 관계부처는 21일 제1차 재정운용전략협의회에서 이런 내용의 ‘미래대응기금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관련 법안을 오는 24일 입법예고하고 다음 달 3일 내년도 예산안과 함께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세수 급증이 미래대응기금 신설의 출발점이 됐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반도체 호황을 맞이해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이라며 “이 소중한 재원을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거나 소극적인 재정건전성 관리에 활용하기보다는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래대응기금에는 장기 추세보다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되는 ‘추가세수’와 당초 예상보다 실제로 더 걷힌 ‘초과세수’가 적립된다. 세계잉여금 처리 후 남은 재원과 여유자금 운용수익도 기금 수입으로 활용된다. 기금은 청년, 성장동력, 지방, 교육·인재 등 4개 사업계정으로 꾸려져 잠재성장률 반등을 위해 쓰일 계획이다.
기금의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재정경제부가 산출하는 내년도 세입 전망을 반영해 다음 달 초 내년도 예산안과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다만 국세수입 전망 등을 통해 대략적인 규모를 가늠하면 내년에만 1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미래대응기금 신설과 함께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를 폐지했다. 학령인구가 감소하고 있지만 세수에 따라 교부금이 늘면서 초·중등 교육에 재원이 편중된다는 지적을 반영한 조치다. 1971년 말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과 함께 도입된 현행 방식은 내국세가 늘거나 줄면 교부금 규모도 따라서 움직인다. 연동 비율은 2001년 13.0%에서 단계적으로 높아져 2020년부터 20.79%를 유지해 왔다.
정부는 이 연동 구조를 끊고, 내년부터 전년도 교부금에 최근 3년 평균 경상성장률과 학령인구 변화율을 반영해 교부금 규모를 정하기로 했다. 학령인구 감소율은 교직원 인건비 등을 고려해 35%만 적용한다.
지방교부세는 내국세의 19.24%를 배분하는 현행 연동 비율을 유지하되 산정 기준이 되는 내국세에서 미래대응기금 적립액을 제외하기로 했다.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기금에서 지방정부를 추가 지원할 수 있도록 지방교부세법도 개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