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尹선고 묻자 ‘美기업 정치 표적’ 백악관 입장에 정부 긴장” 보도
한겨레 “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백악관 논란 메시지 하루 만에 수습”
“외국 정부가 국내 문제 관여하면 문제 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윤석열 전 대통령 무기징역 선고를 두고 미국 입장이 논란으로 불거진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국내 재판 결과를 외국 정부에 물어보는 언론의 보도 행태가 문제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중앙일보는 지난 20일 <尹선고 묻자 "美기업 정치 표적"…백악관 뜬금 입장문에 정부 긴장> 기사에서 "미국 백악관이 19일(현지시간) 윤석열 전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데 대해 고위관계자가 '한국의 사법 사안'이라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통상 타국 사법부의 판단에 대해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던 기존의 대응 방식과 온도 차가 난다"면서 백악관이 "한국 내에서 미국 기업과 종교 인사가 정치적 동기로 인해 공격받고 있다"는 우려를 밝혔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백악관은 정치적 표적이 됐다고 주장한 종교인과 미국 기업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하지 않았다. 다만 JD 밴스 부통령이 지난달 23일 김민석 국무총리를 접견한 자리에서 손현보 부산 세계로교회 목사와 개인정보를 유출한 쿠팡에 대한 수사를 먼저 언급했던 것을 고려하면 두 사안을 말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백악관 입장에 논란이 불거지자 한겨레는 20일 <미 국무부 "한국 사법 존중"…백악관 논란 메시지 하루 만에 '수습'> 기사에서 "미국 국무부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1심 선고와 관련해 '한국 사법 시스템의 사안이며, 미국은 민주적 제도의 독립성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전날 백악관 메시지가 논란을 빚자 이를 수습하기 위해 내놓은 메시지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6월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에도 백악관이 '중국이 전 세계 민주주의 국가들에 간섭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우려한다'고 밝혀 논란이 일자 국무부가 별도 성명을 통해 '미국과 한국은 철통같은 동맹에 대한 약속을 공유한다'는 정제된 메시지를 내놓으면서 수습했던 것과 비슷한 패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SNS(X)를 통해 앞선 한겨레 기사를 공유하며 "근본적 문제는 한국의 일부 언론이 국내 문제에 대한 의견을 외국 정부에 물어본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왜 국내 문제, 그것도 정치와 독립된 사법 판결에 대한 입장을 외국 정부에 질의할까"라고 되물으며 "외국 정부가 국내 문제에 관여하면 내정간섭이라고 문제 제기하는 것이 언론의 정상적 모습 아닐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의 친위 군사쿠데타 재판에 대한 입장을 미국에만 물었는지 아니면 일본, 중국, 유럽 등 다른 나라에도 물었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이날 메시지는 국내 판결 입장까지 미국에게 묻는 취재 행위가 자주적이지 않을뿐더러 불필요한 외교 갈등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21일 논평을 내고 "일부 언론이 국내 정치와 분리된 사법 판결에 대해 외국 정부의 입장을 반복적으로 질의하고, 이를 국내 정치 공방의 소재로 활용하는 모습은 적절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주권국가의 언론이라면 외국의 '평가'에 기대기보다 우리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 원칙을 중심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