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회승 전 논설위원, 임명 8일 전에도 한겨레에서 사설 작성
한겨레노조 “아무런 유예기간 없었던 셈… 청와대 유감”이달 초까지 칼럼과 사설을 써온 김회승 전 한겨레신문 논설위원이 이재명 정부 청와대 춘추관장에 임명됐다. 이와 관련해 "권력을 비평하던 사람이 권력의 언론 대응을 맡는다면 재직 중 내놓은 판단의 독립성까지 의심받을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김회승 전 논설위원의 춘추관장 임명안을 결재했다. 청와대 춘추관장은 출입기자단과 소통 및 취재 활동을 지원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김 관장은 춘추관장에 임명되기 16일 전인 지난 4일에도 행정수도 이전 필요성을 강조하는 칼럼을 썼으며, 최근까지도 한겨레 사설을 작성했다.
이와 관련 전국언론노동조합 한겨레지부는 21일 성명을 내고 김 관장과 청와대에 유감을 표했다. 한겨레지부는 "최근까지 정부와 정치권을 비평하던 언론인이 대통령을 보좌하는 고위공직자로 곧바로 자리를 옮겼다"며 "이번 청와대 직행이 한겨레 보도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대한 독자의 신뢰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판단한다. 깊은 유감을 밝힌다"고 했다.
한겨레지부는 "김 전 논설위원은 임명 사실이 처음 보도되기 불과 8일 전에도 사설을 작성해 송고했다. 임명 전 청와대의 인사 검증 기간을 고려하면, 권력을 비평하는 논설위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한 시점과 권력기관의 고위공직자로 임명된 시점 사이에 사실상 아무런 유예기간이 없었던 셈"이라며 "권력을 비평하던 사람이 곧바로 그 권력의 언론 대응을 맡는다면 재직 중 내놓은 논설과 판단의 독립성까지 의심받게 된다. 그 부담은 한겨레에 남아 권력을 취재하고 비판해야 하는 구성원들이 떠안는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2015년 사설 <언론윤리 실종된 현직 기자의 잇따른 청와대행>에서 정연국 당시 MBC 시사제작국장이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됐다면서 "현직 언론인이 일말의 거리낌이나 부끄러움도 없이 한순간에 '권력의 입'으로 변신한 일이 잇따라 벌어진 것이다. 언론 윤리의 실종도 참담하거니와, 그런 일이 거듭 되풀이되고 있는 현실이 참으로 씁쓸하다"고 했다. 한겨레지부는 해당 사설을 언급하면서 "정부가 달라졌다고 언론윤리의 기준까지 달라질 수는 없다. 한겨레가 다른 언론인과 권력에 요구해온 원칙은 한겨레 출신 언론인과 현 정부에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한겨레지부는 "충분한 유예기간 없이 (현직 기자를) 핵심 보좌진으로 발탁한 청와대에도 유감을 표한다"며 "권력이 현직 언론인을 곧바로 영입하는 관행은 언론과 권력 사이에 필요한 긴장과 거리를 약화한다"고 비판했다.
한겨레지부는 "(회사는) 공직 제안이나 지원 사실에 대한 사전 신고, 관련 취재·논평 업무에서의 배제, 충분한 유예기간을 포함한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며 "언론의 독립은 실제로 권력으로부터 독립해 있는 것뿐 아니라 독립성을 의심받을 행동을 스스로 경계할 때 지켜진다. 한겨레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어떤 권력과도 거리를 두고 감시와 비판의 책임을 다한다는 독자의 믿음"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