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가로 골치 앓는 미국 의료에나 신경 써라”

그린란드 병합을 주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미 해군 병원선을 보내 주민들을 치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1일(현지 시간)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루이지애나 주지사 제프 랜드리와 협력해 그린란드에 병든 많은 사람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병원선을 파견할 것이다. 지금 가고 있다!”라는 글을 올렸다.
이런 움직임은 관세, 무력 사용 암시 등 거의 모든 수단을 동원해 그린란드 편입을 추진하면서 동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강온양면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미 해군은 각각 1000개의 병상을 보유한 대형 병원선 두 척을 운용하고 있다. 백악관은 이 가운데 어떤 병원선을 보낼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덴마크 자치령인 그린란드의 5만 6000여 명 주민은 무상의료 서비스를 받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호의에 대한 현지의 여론은 싸늘하다.
그린란드의 시민운동가 오를라 요엘센은 SNS에 “고맙지만 사양한다. 우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물개 지방 등 전통음식을 먹으면서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며 “트럼프는 높은 수가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는 미국 의료에나 신경을 쓰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덴마크와 그린란드 지도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냉소했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페이스북에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느냐를 미국처럼 보험이나 재산이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무료이면서 평등한 의료 접근이 가능한 나라에 살고 있어 행복하다”며 “그린란드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된다”는 글을 올렸다.
트뢸스 푼 포울센 그린란드 국방장관은 덴마크 DR방송에 “그린란드에 미국 병원선이 도착할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다”면서 “그린란드 주민들은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고,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면 덴마크에서 치료를 받는다. 따라서 그린란드에서 특별한 의료 지원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본토 최대 주인 텍사스의 3배가 넘는 광활한 영토를 지닌 그린란드는 5개의 병원을 두고 있으며, 수도 누크 병원은 그린란드 전역의 환자들에 대한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등 광물이 풍부한 데다 러시아·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전략적 요충지로 꼽히는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편입하겠다고 공언해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앞서 지난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을 통해 그린란드를 포함하는 서반구에서 외부 경쟁자의 위협을 완전히 차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