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C와 500억 투자 논의 잠정 중단
젠몬 측 고소에 대표이사 구속된 탓
미국 등 해외 사업 확장 차질 불가피
형태 동일하게 모방한 명백한 위법 주장
신생 브랜드 한계...창업의지 위축 우려국내외 아이웨어 시장에서 급성장하며 주목받던 ‘블루엘리펀트’가 디자인 권리 분쟁에 따른 대표이사 구속이라는 큰 악재를 만나면서 성장 가도에 제동이 걸렸다. 설립 후 처음으로 진행하던 대규모 투자 유치는 잠정 중단됐으며, 글로벌 사업 확장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2일 벤처 업계에 따르면 블루엘리펀트는 최 모 대표의 구속으로 인해 300억~50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작업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던 국내 벤처캐피털(VC)들이 대표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과 사법 리스크를 이유로 최종 결정을 유보했기 때문이다.
한 투자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 구속 상태에서는 계약 상대방이 부재하다는 점에서 투자 계약서 작성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사법 리스크가 어느 정도 해소된 상태에서 다시 투자 논의를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 대표의 구속은 2024년 젠틀몬스터(아이아이컴바인드) 측이 제기한 고소 건이 발단이 됐다. 젠틀몬스터는 블루엘리펀트의 아이웨어 제품군이 자사의 디자인 권리를 침해했다며 부정경쟁방지법 및 디자인보호법 위반 혐의로 법적 대응에 나선 상태다.
2019년 설립된 블루엘리펀트는 그동안 투자 유치 없이 자체 자금만으로 빠르게 성장해왔다. 설립 이듬해인 2020년부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지난해에는 매출액 500억 원, 영업이익 100억 원을 웃도는 수준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이 해외 관광객들로부터 나오면서, 해외 시장 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벤처 업계에서는 블루엘리펀트가 이번 투자 유치가 원활히 이뤄졌을 경우 수천억 원의 기업가치를 기록, 머지않아 유니콘(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의 비상장사)으로 도약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특히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해외 사업 확장에 투입할 예정이었던 만큼 스케일업(규모 확대) 전략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블루엘리펀트는 투자금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LA) 등에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해외 마케팅을 확대하는 데 투입할 예정이었다.
젠틀몬스터는 이번 법원의 최 대표 구속 결정에 대해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젠틀몬스터 관계자는 “이번 구속 결정은 법원이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 인멸 우려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판단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루엘리펀트의 행위는) 단순한 디자인 참고나 트렌드 공유의 범위를 넘어 형태를 동일하게 모방했다는 점에서 명백한 위법 행위”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젠틀몬스터와의 디자인 권리 분쟁이 대표의 구속으로까지 이어진 것이 굉장히 이례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아가 국내 아이웨어 산업에서의 신생 브랜드들의 창업 의지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아이웨어 산업에서 디자인 표절은 경계가 다소 모호한 측면이 있고, 관행적으로 이뤄진 부분도 있다”면서 “현재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브랜드들도 과거 카피 제품을 출시하며 성장해왔음을 고려할 때 신생 브랜드에 지나치게 가혹한 잣대를 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