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물을 부어 먹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컵라면 시장에 새로운 제품이 등장했다. 일본 닛신식품이 찬물만으로 조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컵라면이 출시 일주일 만에 매진되며 일본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21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닛신식품은 지난 7월 20일 출시한 ‘차갑게 먹는 컵누들’이 판매 시작 일주일 만에 완판됐다고 밝혔다. 당초 1~2개월에 걸쳐 판매할 것으로 예상했던 물량이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팔린 것이다.
제품은 ‘매운 김치맛’과 ‘치킨 소금 레몬맛’ 등 2종으로 출시됐다. 가격은 한 개당 307엔(약 2670원)이다. 닛신은 5년에 걸친 개발 끝에 찬물만 부어도 약 5분이면 면을 먹을 수 있도록 새로운 제조 기술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도 차갑게 먹는 라면이나 면 요리는 있었지만, 대부분 뜨거운 물이나 열을 이용해 면을 익힌 뒤 식히는 방식이었다. 반면 이번 제품은 처음부터 찬물을 이용해 조리하는 것이 특징이다.
“면발이 이렇게 될 줄은”…SNS 타고 인기 확산

찬물로 조리하면 면이 제대로 익지 않거나 식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실제 제품을 먹어본 소비자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다.
일본 도쿄경제신문은 찬물로 조리한 만큼 일반 컵누들과는 식감에 차이가 있지만, 면의 탄력과 쫄깃함이 충분히 살아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블룸버그 역시 닛신이 기존 컵라면과는 다른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소비자와 인플루언서들이 제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먹어보는 영상도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찬물뿐 아니라 두유나 차 등을 넣어 면을 불리는 등 각종 조리법을 시험하는 모습도 공유되면서 관심이 더욱 커졌다.
홍콩에서도 현지 매장이 제품을 하루 한정으로 판매하자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몰려 긴 줄이 만들어지는 등 해외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폭염뿐 아니라 재난 대비 식품으로도 주목

이 제품이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여름철 별미라는 점에 그치지 않는다. 뜨거운 물을 끓이는 과정 자체가 필요하지 않아 재난이나 비상 상황에서도 먹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본은 지진과 태풍 등 자연재해가 잦은 만큼 비상식량에 대한 관심이 높은 국가다. 일반적인 컵라면 역시 재난 구호식품으로 활용돼 왔지만, 전기나 가스가 끊겨 물을 데우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조리에 제약이 있었다.
도쿄경제신문은 정전이나 단수 등 재난 상황에서는 온수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가열 과정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비상식량으로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닛신 측도 실제 소비자들로부터 “뜨거운 물이 필요하지 않아 비상식량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생산량 확대와 상시 판매 여부, 새로운 맛 출시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것이 없으며 판매 실적 등을 종합해 향후 계획을 검토할 방침이다.
한편, 닛신은 1958년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세계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을 선보인 데 이어 1971년 컵라면을 출시한 기업이다. 일본 인스턴트 라면 시장에서 약 절반에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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