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군사훈련을 받던 우크라이나 징집병들이 탈영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독일 주간지 디 차이트는 작센안할트주 알텐그라보우 훈련장에서 2022년 이후 약 80명이 탈영했다고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독일 전역에서는 탈영병이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러시아군과 싸우기 위한 훈련을 받으려고 독일에 파견됐으나, 훈련장 이탈 뒤 우크라이나 복귀를 피하려 한 것으로 파악됐다. 탈영자의 상당수는 자원입대자가 아니라 동원된 인원으로 전해졌다.독일은 레오파르트 전차 등 자국이 지원한 무기 운용은 물론 사격술과 부상 처치법 등 기초 군사훈련을 지원하기 위해 약 60곳에 우크라이나군 훈련시설을 두고 있다.
2022년 2월 개전 이후 독일에서 훈련받은 우크라이나 군인은 약 2만9000명이다. 전쟁 초반에는 비교적 경험 많은 장병들이 훈련받았으나, 최근에는 강제로 군대에 끌려간 이들이 많아 탈영도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올해 1월 고향 드니프로 거리에서 붙잡혀 징집됐다는 탈영병 볼로디미르 슐긴(39)은 “전쟁에 나갈지 말지는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며 다른 장병들이 자기 대신 전장에 투입되는 데 양심의 가책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작센안할트주 훈련소에 입소한 뒤 부사관에게 구타당했고, 이를 의무실에 있는 독일인 의사에게 말했다가 장교에게 들켜 “묻어버리겠다”는 협박을 받았다고 한다. 슐긴은 감기 증상으로 2주간 베를린 시내 병원에 입원한 틈을 타 탈영했다고 털어놨다.독일을 비롯한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우크라이나 피란민의 망명 절차를 생략하고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탈영병은 피란민으로 간주되지 않아 망명을 신청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박해받을 위험이 있다고 입증해야 한다. 탈영병이 독일에서 공식 체류허가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망명 절차로 시간을 벌 수는 있다고 MDR방송은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따르면 지금까지 6만명 넘는 장병이 탈영했고, 25만여명은 장기 군무이탈로 수사받고 있다. 탈영병은 우크라이나에서 최대 12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