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 직원 자사주 1000주·임협 백지화 요구
노조 추산 1800명 집결…'뒷북집회' 논란도 [파이낸셜뉴스] "회사가 자기 입맛대로 때로는 한 회사, 불리할 때는 다른 회사라고 하면서 경영 책임을 전 직원에게 전가하고 있다. 분열의 틈에서 극소수의 경영진은 배만 두드리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금의 삼성전자를 이끈 선대 회장(이건희)의 원 삼성을 되찾을 것이다." (손종현 삼성전자 '동행노조' 위원장 직무대행)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중심 노조가 주말을 앞둔 21일 오후, 유동 인구가 가장 많은 강남역 일대에서 대규모 집회를 진행했다. 같은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반도체(DS)부문과 비교했을 때 충분치 않은 보상 체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목표다.
이날 회사 집계 기준 1800명 이상의 노조원들이 현장에 모였다. 노조원들은 검은 색 옷을 맞춰 입고 '직원은 권고사직, 임원은 호의호식' 등의 문구가 적힌 슬로건을 들고 집회에 참석했다.
앞서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5월 임금협상에서 특별경영성과급을 신설하며, 영업이익(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삼성전자 영업이익을 300조원으로 가정할 경우 DS 부문의 실적을 주도하는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자사주로 지급되는 5억5000만원 가량(세전·연봉 1억원 기준)의 특별경영성과급과 연봉의 50% 상한인 초과이익성과급(OPI) 5000만원 등 총 6억원을 받을 수 있다. 반면 DX부문에는 1인당 600만원 상당의 자사주를 지급하기로 합의했고, 이에 지난 7월 8일 직원 4만9345명에게 총 108만3434주의 자사주가 지급됐다. 7월 6일 종가 기준인 31만8000원을 적용할 시 약 3445억원 규모다.
동행노조는 임단협 과정에서 DX부문이 성과를 보상받을 수 있는 '제도와 기회' 자체를 차등 설계했고, DS 부문과의 격차가 커졌다고 보고 있다. 이에 DX 직원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과 2026년 임금협약 백지화, 실질적인 재교섭 등을 요구 중이다. 동행노조가 요구하는 1인당 자사주 1000주 지급안이 실제 적용될 경우 삼성전자의 추가 부담이 11조원을 웃돌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조 측은 이날 "왜 DX의 과거 기여는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는지, 왜 임원은 전사 성과로 보상받으면서 직원에게는 사업부별 각자도생을 요구하는지, 왜 경영 판단의 실패에 대한 대가는 비용 절감과 인력 감축이라는 이름으로 직원들에게 돌아오는지, 그리고 무엇보다, 5만 DX 구성원에게 어떤 미래를 제시할 것인지 답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집회가 이미 임금협상이 타결돼 노사 간 '평화의무'가 발생했음에도, 뒤늦게 실력 행사에 나선 '뒷북집회'라는 점에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또 합법적인 쟁의권 없이 진행돼 '적법성 논란'과 함께, 경영 위기 상황에서 시민들의 일상을 볼모로 무리한 요구를 관철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