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썰매 종목 싹쓸이 속 값진 톱10
파일럿 전향 첫 올림픽서 가능성 입증

김진수가 이끄는 한국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이 1차 주행을 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독일이 또 한 번 썰매 종목을 집어삼킨 가운데 대한민국 봅슬레이는 마지막 경기에서 가능성을 확인하며 대회를 마무리했다.
김진수가 이끄는 한국 남자 봅슬레이 4인승 대표팀은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코르티나 슬라이딩 센터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남자 4인승 경기에서 1~4차 주행 합계 8위를 기록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선수단의 마지막 출전 경기였다.
김진수·김형근·김선욱·이건우로 구성된 대표팀은 1~3차 주행 합계 2분44초25로 8위를 유지하며 상위 20개 팀에게만 주어지는 결선 격 4차 주행에 진출했고, 마지막까지 순위를 지켜 톱10 성적을 완성했다. 총 27개국이 출전한 가운데 거둔 값진 결과다.
금메달을 차지한 독일의 요하네스 로흐너(왼쪽)와 은메달을 차지한 프란체크고 프리드리히가 서로를 축하해주는 모습. [게티이미지]

봅슬레이는 핸들과 브레이크가 장착된 썰매를 타고 1.3~1.9km 길이의 얼음 트랙을 시속 150km 안팎의 속도로 질주하는 고난도 종목이다. 스타트·조종 능력·팀워크가 모두 중요한 만큼 경험이 성적을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김진수는 2022 베이징 올림픽 당시 원윤종 IOC 선수위원과 함께 출전해 브레이크맨 역할을 맡았지만, 원윤종 은퇴 이후 파일럿으로 전향해 이번 대회에서 팀을 이끌었다. 파일럿으로서 첫 올림픽에서 곧바로 상위권 성적을 낸 점은 한국 썰매의 미래를 밝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함께 출전한 석영진 팀은 1~3차 주행 합계 23위에 머물러 4차 주행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썰매 종목은 독일의 독무대였다. 독일의 요하네스 로흐너 팀은 남자 2인승에 이어 4인승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하며 대회 2관왕에 올랐다. 또 다른 독일의 프란체스코 프리드리히 팀 역시 2인승에 이어 4인승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두 종목 모두 금·은메달을 독일이 나눠 가졌다.
독일팀이 봅슬레이 4인승 경기를 치르는 모습. 독일은 이 종목 최강자다. [게티이미지]

독일은 전통적으로 봅슬레이·루지·스켈레톤 등 썰매 종목에서 세계 최강으로 군림해 왔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관련 종목에서만 금메달 6개를 쓸어 담으며 압도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이변도 있었다. 스위스의 마이클 포크트 팀이 동메달을 차지하며 ‘독일 3팀 싹쓸이’ 시나리오를 깨뜨렸다. 통상 독일이 금·은·동을 모두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였다.
비록 메달에는 닿지 못했지만 김진수 팀의 8위는 절대 작지 않은 성과다. 특히 파일럿 세대교체 이후 첫 올림픽에서 경쟁력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대회에서의 도약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번 경기는 한국 선수단이 밀라노 동계올림픽에서 치른 마지막 일정이었다. 톱10 성적을 남긴 봅슬레이 대표팀은 대회의 대미를 장식하는 ‘피날레 주자’ 역할을 해내며 한국은 마지막까지 썰매 종목의 희망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