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약진·메달 증가 ‘성과’
시설 부족·병역 문제 등 구조적 한계도 확인

6일(현지시각)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들이 입장하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선전한 대한민국 선수단이 해단식을 끝으로 17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했다. 목표는 달성했지만 다음 도약을 위한 과제도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대한민국 선수단은 22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빌라 네키 캄필리오에 마련된 코리아하우스에서 해단식을 열고 대회를 공식적으로 마쳤다. 이번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3개 등 총 10개의 메달을 획득했다. 2022 베이징 대회(금 2·은 5·동 2)보다 금메달과 전체 메달 수 모두 늘어난 성과다.
특히 쇼트트랙 중심의 ‘빙상 편중’에서 벗어나 스노보드에서 금·은·동메달을 모두 획득한 점이 가장 큰 수확으로 꼽힌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에서 최가온이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 설상 종목의 새 역사를 썼고 평행대회전 은메달과 빅에어 동메달까지 이어지며 동계 스포츠 저변 확대 가능성을 보여줬다.
22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이수경 선수단장, 김택수 선수부단장 겸 선수촌장 등 선수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은 결산 기자회견에서 “결과에 대해선 항상 배가 고프다”며 “목표로 한 금메달 3개를 따냈지만 쇼트트랙 혼성 계주처럼 불의의 사고로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기록 종목인 스피드스케이팅은 더 면밀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며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 등은 세계 수준과 격차가 크다. 다양한 종목 선수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시설과 병역 문제는 대표적인 구조적 한계로 지적됐다. 유 회장은 “스노보드가 사상 첫 금메달을 따냈지만 국내에 제대로 된 훈련 시설이 없어 해외를 전전해야 하는 불모지에서 나온 성과”라며 “올림픽을 세 차례 개최한 나라다운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도 개선 의지를 밝혔다. 김대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해단식에서 “스노보드 등 우리가 메달을 기대하지 않았던 종목에서 선전해 선수들에게 고마웠지만 훈련 시설이 없어 해외에서 준비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미안했다”며 “정부와 대한체육회가 협의해 훈련장을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탈리아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대한민국 선수단 해단식에서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개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

또 동계 종목 선수들의 군 복무 문제 해결을 위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동계팀을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하계 종목은 많지만 동계는 바이애슬론 정도뿐”이라며 “국방부와 협의해 동계 선수들도 안정적으로 운동을 이어갈 수 있는 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빙상 종목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선수단장을 맡은 이수경 대한빙상경기연맹 회장은 “쇼트트랙은 기술은 뛰어나지만 체력적인 부분에서 후반으로 갈수록 떨어지는 모습이 있었다”며 체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역시 “경기장이 하나뿐인 환경에서 유럽 선수들과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며 체계적인 육성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김 차관은 선수들에게 감사 메시지도 전했다. 그는 “타지의 빙판과 설원에서 끝까지 투혼을 발휘한 선수 여러분께 진심으로 축하와 감사를 드린다”며 “더 안전한 환경과 더 좋은 여건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