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 행정예고
“각계각층 의견 반영…욕조 설치 완화 재검토”[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정부가 고시원 개별실 내 책상 설치 의무를 없애고 욕조 설치를 허용하려던 건축기준 개정안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했다. 1인가구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취지였으나, 청년층을 중심으로 ‘탁상행정’이라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21일 보도참고자료를 내고 “다중생활시설 건축기준 개정안 행정예고 기간 중 고시원 이용자와 관련 협회, 언론 등에서 욕조 설치 완화 규정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됨에 따라 해당 규정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토부가 추진한 개정안의 골자는 다중생활시설로 분류되는 고시원에 개별 욕조 설치를 허용하고, 책상 등 학습시설을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한 기존 규정을 폐지하는 내용이었다.
그동안은 고시원이 사실상의 독립 주택처럼 변칙 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욕조 설치가 엄격히 제한돼 왔다. 그러나 최근 전월세 가격 상승과 1인 가구 증가 등 주거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국토부는 고시원을 도심 내 대체 주거 공간으로 활용도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이번 규제 완화를 추진했다.
하지만 행정예고 이후 청년층과 실이용자들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는 “좁은 고시원 방에 욕조가 웬 말이냐”, “고시원을 주거 대안으로 만든다면서 책상을 빼고 프라이빗 사우나로 만들자는 것이냐”라며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처럼 현장의 부정적 여론이 확산하자 국토부는 결국 한 걸음 물러서서 관련 규정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결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향후 정책 추진 과정에서도 각계각층의 다양한 의견을 적극 수렴해 국민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규제 완화를 추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