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 지휘통제망에 중국산 코덱 2종 도입 파문
軍 "방첩사·사이버사 점검 이상 없어…별도 전용망 운용"
[이데일리 김주환 기자] 전·평시 작전과 지휘통제 정보가 오가는 육군 핵심 화상회의망에 미국에서 안보 우려로 퇴출당한 중국산 핵심 부품이 대거 설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한민국 육군 로고. (이미지=뉴시스)
21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임종득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방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육군은 지난해 노후 장비 교체 사업을 통해 예하 86개 부대에 신규 화상회의 장비를 도입했다.
해당 장비는 지휘관실과 회의실, 작전상황실 등에 배치돼 작전회의와 상황관리, 지휘통제에 쓰이며 전군 화상회의망(VTC)과도 연동되는 핵심 통신 체계다.
문제는 시스템을 구성하는 총 11개 품목 중 영상·음성 신호를 디지털로 변환·전송하는 핵심 부품인 코덱 2종이 중국 선전에 본사를 둔 영상회의 업체 예링크(Yealink)의 ‘미팅아이 500’ 등 중국산 제품으로 확인됐다는 점이다.
미 군사전문매체 디펜스원에 따르면 예링크의 서비스 약관에는 중국 법률 준수 의무가 명시돼 있다. 특히 국가 이익이 요구될 경우 사용자를 능동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돼 보안 취약성 문제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미국 일부 주 정부는 지난 2024년 보안 위협을 이유로 예링크 제품의 사용을 공식 금지한 바 있다.
우리 군의 중국산 장비 도입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에도 전방 해·강안 경계시스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1300여 대에서 중국 내 특정 서버로 연결되는 악성 코드가 발견됐다. 또 외부 저장·원격 접속 취약점이 확인돼 전량 철거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최근 영국 해병대가 운용하는 무인수상정(K3 스카우트) 카메라 역시 운용 데이터를 중국 IP 주소로 전송한 정황이 드러나는 등 글로벌 군사 안보 분야에서 중국산 장비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육군은 방첩·보안 점검을 거쳐 운용상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육군은 “도입된 구성 장비 중 일부 코덱에 중국 제조사 제품이 포함돼 있지만 국군방첩사령부와 사이버작전사령부의 보안점검 결과 특이 사항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해당 체계는 별도의 전용망으로 분리하고 암호장비와 사이버보안 장비 등 다중 보안대책을 적용해 안전하게 운용 중”이라고 설명했다.
임종득 의원은 “군 지휘통신 체계는 전·평시 작전과 지휘통제의 핵심으로 단 한 번의 정보 유출로도 치명적인 안보 공백을 부를 수 있다”며 “장비 도입 단계부터 제조사와 부품 공급망, 외부 통신 가능성 등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