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정부는 급격히 증대되는 세수를 적립해 미래대응기금을 신설하겠다”면서 “남을 때 저장해 뒀다가 부족할 때 쓸 수 있는 ‘재정곳간’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잠재성장률 반등에 나서겠다면서 필요한 경우 국채도 상환하겠다고 강조했다.
 
박홍근 장관은 21일 개최된 1차 재정운용전략회의회에서 미래대응기금 신설 배경과 중점 투자 분야에 대해 밝혔다. 미래대응기금은 반도체 초호황에 따른 세수 급등으로 내년도 추가세수 및 올해 초과세수 등을 합쳐 150조원을 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이 2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장관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은 하락하는 추세에 있고, 2040년대에는 0%대에 진입할 것이라는 경고음도 들리고 있다”면서 “인공지능(AI)이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되는 향후 2~3년이 글로벌 기술 패권 전쟁의 승자를 가르는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제했다.
 
그는 그러면서 “다시 성장의 궤적을 그려나가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 사회 전반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보다 과감하고 속도감 있는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다행히도 우리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과정에서 반도체 호황을 맞이했고, 상당한 규모의 세수가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 소중한 재원을 일시적 지출로 소진하거나 소극적인 재정건전성 관리에 활용하기보다는 미래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는 생산적 지출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운용 방식에서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다고 박 장관은 밝혔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세수 변동성이 컸는데,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었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이에 “미래대응기금에 적립된 재원을 청년, 성장동력, 지방 그리고 교육 및 인재 분야에 집중 투자해 우리 경제의 성장판을 다시 열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청년들이 공정한 기회를 부여받아 누구나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면서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자산을 형성하고 보금자리를 마련하며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데까지 생애주기 전반에 걸쳐 촘촘하게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성장동력 분야와 관련해서는 프론티어급 AI 개발, 피지컬 AI, AI 데이터센터 등 3대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신속 지원과 함께 소형모듈원자료(SMR), 우주항공 등 미래 성장을 주도할 7대 SEED에 투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이어 “지방 성장을 지원하고 주민을 위한 생활 인프라 등 정주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기업과 정부의 투자가 실제 인구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뒷받침하겠다”면서 “행정통합,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을 통해 지방성장 거점을 조성해 국토 공간을 다극체제로 재설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AI 등 첨단산업의 성패는 압도적 역량을 갖춘 핵심 인재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초격차 인재 양성 및 유치에 집중투자하겠다”면서 “영유아 보육환경 개선, 지방 거점 국립대 경쟁력 제고 등 영유아 및 고등 및 평생 교육에 대한 투자도 확대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정부 발표자료를 보면, 기금 투자 대상에는 청년선호 주택 공급 확대, 농어촌 기본소득 확산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박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이 재정안정화 장치로서의 역할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음연도에 세입이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그동안 적립해 놓았던 여유자금을 활용해 지출수준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지원할 수 있다”면서 “연도 중에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경우 적립된 여유자금으로 신속하게 재정 여력을 보강해 사업이 차질없이 집행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특히 “필요한 경우 국채를 상환하는 등 국가재정의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운용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