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사업 추진 과정에서 토지 매입을 도와주는 대가로 조합 측으로부터 20억원을 받은 지주 등 2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형사1부(부장검사 임지수)는 배임수증재 혐의로 경북 구미시의 지역주택조합 업무 대행사 이사인 50대 A씨와 사업 대상 부지 지주 단체 대표인 50대 B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21년 4월부터 8월 사이 구미시의 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건설 과정에서 지주 대표인 B씨에게 “우리가 토지를 저가에 매입할 수 있도록 다른 지주들을 설득해 주면 거액을 주겠다”며 부정 청탁했다.
사업 대상 부지의 지주들 중 아직 지역주택조합 측에 땅을 넘기지 않은 이들을 설득해 달라는 요구였다. B씨는 A씨의 청탁을 받아들인 뒤, 지주들에게 “지금 사업 대상 부지의 95%가량이 지역주택조합 측에 매입된 상태”라며 “계속 버티면 제값도 못 받을 수 있으니, 지금 땅을 파는 게 이득이다”라는 식으로 주장했다. 토지 거래가 성사되면 B씨 본인이 A씨로부터 거액을 받는다는 사실은 감춘 채였다.
지주들은 B씨의 설득에 땅을 팔았고, A씨는 조합 자금 등 20억원을 B씨에게 지급했다. 지주들은 이 과정에서 A씨와 B씨 사이에 오간 청탁을 알지 못한 채 거래를 진행하는 등, 계약 조건상의 불이익을 얻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원래 이 사건은 B씨가 토지 거래 가격을 적게 신고해 탈세했다는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이었으나, 검찰의 보완 수사 단계의 압수수색과 계좌 추적 등을 통해 A씨와 B씨 사이에 오간 부정 청탁과 20억원 상당의 대금 등이 밝혀졌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2차례가량 휴대폰을 은닉한 A씨에 대해 구속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증거인멸 염려가 없다”며 기각했다.
대구지검 김천지청 관계자는 “향후에도 무주택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을 위한 지역주택조합 제도를 투기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비리를 엄단하겠다”고 했다.